내가 엄마라서 _ 산후우울 이야기5

곯은 감정이 터진 날

by 하영이덕후

침대에서 웅크리고 있던 나에게 그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괜찮아? 힘들어?"


오빠와 대화하기 위해 소파에 앉았다.

나는 말이 없었다. 아니 말이 안 나왔다.

한참을 그렇게 난 말을 못 했다.


생각이 많았고 복잡했다.


"내가 부족해서 그래.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뭐 때문에 힘든지 말해줄 수 있어?"


이렇게 나에게 손을 내미는데, 오빠는 잘못한 게 없는데, 그냥 이런 생각과 마음이 드는 게 속상했다.

30여분 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힘든 감정을 삭히며 있는 내 곁에 그는 계속 머물러 주었다.


"나 처음으로 혼자 있던 때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을 했어..."


이 말에 그는 왈칵 흐느꼈다.

그는 내가 한 말 중 가장 슬픈 말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도 눈물과 함께 나도 모르게 내가 힘들었다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안해 오빠. 그런데 이건 그냥 잠깐 든 생각이야.

나는 오빠를 사랑하고 하영이도 너무너무 사랑해."


"그런데 요즘 오빠가 하는 말들이 다 서운해. 내 상황을 이해해주고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은 오빠밖에 없는데, 내 마음을 잘 몰라주는 것 같아."


"미안해, 정말... 내가 너무 몰랐어. 구체적으로 어떨 때 그런 마음이 들었어?"


"진짜 이런 말 하나에 서운한 내가 너무 못났는데, 오빠가 어제 나 쌀과자 많이 먹었다고 한 말...

근데 나 하영이 보다가 밥을 못 먹었는데 배가 고팠어. 밥을 해 먹기는 어렵고 그냥 그렇게 앉아서 과자만 그렇게 먹은 거였어. 근데 오빠가 그냥 던진 말이라는 거 알아. 근데 그냥 너무 서운했어. 내 상황을 몰라주는 것 같아서... 나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어. 내가 요령이 없나 봐. 다른 엄마들은 아기 보면서도 이것저것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나도 뭔가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

이런 말이 흐느끼며 쏟아져 나왔다.


같이 울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렇게 나의 감정을 쏟아내고 오빠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산후우울이 없는 줄 알았는데, 괜찮은 줄 알았던 나의 마음이 많이 곯아 있었나 보다.


내가 많이 사랑하는 두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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