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순동 Jun 26. 2024

신선이 놀던 곳 / 선유도

군산, 고군산군도

충청도 지역 여행 마지막 날 도계를 살짝 넘어 선유도를 다녀왔다. 군산IC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온다. 군산항, 비응항을 지나 새만금방조제에서 고군산군도를 바라본다. 운무와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흐릿하게 보인다.

새만금방조제 해너미쉼터에서 본 만경강 하구

길 건너 해너미쉼터에서 바라보는 만경강 하구도 운무 속에 숨어 있다. 건너편에서도 선유도 가는 길이 있다. 만경강 하구 김제 심포항에서 새만금 동서도로를 이용하면 변산반도에서 출발하여 새만금 방조제를 지나는 새만금로와 합류하여 선유도로 간다.

좌측으로 선유교와 가까이 앞삼섬, 멀리 장구도, 무녀도가 보인다.


고군산군도는 예로부터 ‘선유 8경’이라 하여 수려한 자연 경관으로 유명한데 그 중심에 군산도라 불리던 선유도가 있다. 조선 태조는 이곳에 만경강과 금강을 이용하여 내륙으로 침략하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만호영이라는 수군부대를 설치했다. 이후 수군부대를 현 군산으로 옮겨 군산진이라 부르고, 기존의 군산도(현 선유도)는 옛 군산이라는 뜻으로 고군산이라 부르게 된다.

선유1구 둘레길에서 바라본 주삼섬, 장구도, 앞삼섬, 무녀도

그래서 선유도를 위시한 군산시 옥도면의 야미도 · 신시도 · 무녀도 · 장자도 · 대장도 등의 63개 섬을 고군산군도라 한다. 그 중 유인도가 16개다.

선유도는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에 속한 섬인데, 네비게이션은 이곳으로 안내한다. 선유리 1구로 선유항이 있다. 해양경찰서 선유도출장소도 있다. 선유도 500여명의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과 관광업에 종사하며, 연근해에서는 바지락 · 멸치 · 조기 등이 많이 잡히며, 김과 굴 양식도 하고 있다.

선유항 전경
선유1구 옥돌해수욕장

선유1구는 고군산로 밑의 낮은 남쪽 구릉지대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데, 펜션 · 민박집이 많이 있다.  생선 회집 · 가게도 여러 곳 보인다. 해산물 난전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자그마한 옥돌해수욕장이 있다. 왼쪽으로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나무 데크를 따라 산 허리를 돌면서 군산항1부두 · 장자도 뱃길을 조망한다.

앞삼섬, 주삼섬, 장구도가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정말 신선이 노는 곳이라 하겠다.


고군산로 건너 선유2구는 선유도의 중심이다. 선유초등학교, 선유중학교, 우체국, 파출소 등의 공공기관이 있고, 군산항1부두 · 선유도를 오가는 정기여객선 선착장이 있다. 선유도해수욕장, 넓은 주차장, 음식점, 카페, 리조트, 펜션, 특산품 판매장 등이 있는 관광지다.

선유도 해수욕장과 육계사주

선유도는 원래 3개의 섬인데 섬과 섬을 잇는 긴 사주가 형성되면서 하나의 섬이 되었다. 선유2구와 3구를 잇는 육계사주의 서쪽은 선유도해수욕장이다. 약 2㎞ 길이의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하며, 모래의 질이 좋고 따라서 물이 맑다. 한편 대장도 쪽으로 달아오르는 낙조가 아름다운 곳이다.

흰발농게 서식시인 선유2구 갯벌

사주의 동쪽에는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이곳의 모래 섞인 갯벌은 흰발농게의 국내최대 서식지다. 커다란 집게발로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멋진 춤사위는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하는 모습으로 마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 같단다. 최근 새만금간척사업 등 무분별한 개발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보호하고 있다.

선유해수욕장 주차장에서 본 갯벌 너머 망주봉. 뒤로 남악산이 보인다.


개벌 건너편 망주봉(104.5 m)의 기암절벽에는 망주폭포가 있다. 이 망주봉(望主峰)이란 이름은 이곳에 귀양온 충신이 매일같이 봉우리에 올라서서 한양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 하였던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페이스북 배경을 이 사진으로 바꿔야겠다.

장자도에 바라본 선유도
장자도항에서 본 대장봉

장자도로 넘어 간다. 고군산군도의 한가운데 위치해 있으며, 선유도와는 장자교로 연결되어 있다. 사진 앞쪽의 바위산이 대장봉이다. 이곳에 오르면 63개의 고군산도가 그림처럼 펼쳐져 사진찍기 좋은 곳이다. 장자도도 낙조가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다. 거북이 모양의 바위가 대장도를 향해 물 속으로 들어간다.

장자도항에는 군산항1부두 · 장자도의 뱃길을 연결하는 여객선터미널이 있다.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던 배들이 기상이 나빠지면 피항하는 대피항이기도 하다. 현재 부두 접안시설 공사를 하고 있다.

장자도에는 유료주차장 외에는 주차할 곳이 없다.  그런데 호떡 3개를 사면 2시간 무료 주차권을 준단다. 2시간이면 대장봉도 다녀올 수 있다.


다리로 연결된 고군산군도는 현재로는 장자도가 마지막 섬이다. 장자도에서 더 서쪽으로 관리도가 다리로 연결되는 날도 언제가는 오겠지. 다음에는 이곳에서 하루 자면서 선유도, 장자도, 대장봉을 도보로 꼼꼼히 돌아볼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개심사 / 사철 아름다운 풍경의 소박하고 단아한 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