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언어와 만나고 있다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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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언어를 붙을고 있다. 비는 내 언어의 좋은 친구다. 비가 내리면 언어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래서 이렇게 컴퓨터 앞에 있다. 그것은 여행을 떠났을 때 느끼는 설렘과 비슷하다. 비는 언어를 몰고 그렇게 나에게 오고, 나는 온전히 그 느낌을 만나고 있다. 가슴이 훌훌 일어난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것이 언어와 하나가 되고, 내 언어는 빗소리에 춤을 춘다. 그렇게 이 새벽이 나를 비가 내리는 하늘로 안내한다.


이제 가로등 불빛도 차츰 희미해져 간다. 창밖엔 사람들이 한둘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 고속도로에는 자동차의 불빛이 흘러다니고, 하루의 움직임을 시작한다. 곧 분주해지는 일상이 되리라 곧 아이들이 교문을 들어서는 시간이 되리라 곧 비를 맞기 위해 밖으로 나서는 나를 보게 되리라. 나를 세워 놓은 창가는 난간에 빗방울을 묻히고 있다. 그 물방울이 진주처럼 빛이 난다. 내 언어는 그 이슬 같은 진주를 곱게 포장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깔을 덧입힌다. 그 빛깔에 더불어 세상에서 가장 고운 얼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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