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날들 속에 있는 설날은
지금 나에겐 기억에서만 존재한다
기다리는 마음도, 기대의 마음도 사라지고
더불어 사는 듯한 느낌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상투적인 경외도, 음식에 대한 절실함도
먼 세상의 일이 되어 있다
유년의 가난이라는 무기가
설날이 그리 마음을 따뜻했다면
같은 물질을 가지고, 같은 마음을 가지고
도저히 그때의 생동감을 만들어낼 수 없다
오늘의 설날은 유년의 그날들과는
너무도 다른 시각으로 다가와 있다
당시의 어른들도 지금의 나와 같았을까
지금의 아이들도 당시의 나와 비슷하까
가정의 날개 아래 서면
너무도 다르지 않을까 다가온다
설날, 풍요와 새로움의 보편성은
시대를 초월해 그래도 머물겠지만
오늘은 그날들과 달리 공항이 붐빈다
아이들이 새 옷을 입지 않는다
기억에 존재하지 않는 어른들을
애타게 찾지도 않는다
오늘의 걸음이 상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존재하고
지인을 찾고, 그림을 찾는다
내 오늘의 설날에는 유년의 설날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