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을 보고 있는 마음이 무척 아프다. 내가 이리 아픈데 본인은 어떻겠는가? 줄기 부분부터 잘려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진액을 뿜어 내며 이리 스스로를 갈무리한 것을. 그러다 보니 온전하지 못해 일부는 큰 구멍으로 그냥 둘 수밖에 없었는 것을. 그곳엔 벌레들과 새들이 집을 짓고 드나들고 있다. 자신을 아프게 해 다른 생명들을 이롭게 하는 이타의 마음이 엿보인다.
길가에 상처가 가득한 나무가 있어 눈여겨보았다. 꼭 우리들의 상처인 양 느껴져 가슴이 시린 것을 느낀다. 풀잎에 손가락이 베였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소리에 그냥 손가락이 쓰라려 온다. 나무의 상처는 내 몸의 일부가 잘린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쓰라린 느낌이야 이루 말할 수가 없으리라. 가까운 이가 떠났을 때 느끼는 아픔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랴.
오늘도 아마 이 나무 등걸 앞을 지나치리라. 그리고 그 상처를 보듬으리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상처에 손이라도 한 번 대어보고 마음의 기도를 올리는 수밖에. 자정(自淨)으로 잘 아물고 새로운 생명을 위해 큰 날갯짓을 하라고, 마음 다해 기원하는 수밖에. 다시 잎을 내고 꽃을 피우며 그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을 기다리는 시간을 지닐 수밖에. 나무의 너무도 큰 동공을 내 마음이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