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겨울인 모양이다. 겨울이 겨울답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모처럼 얼어 있는 땅을 만나니 그것도 좋다. 무엇이든지 <답다>는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자연스러움은 <천천히>라는 말과 <변화>라는 말을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인생에 가장 소중한 <참>과 관련이 된다. 참되다는 것이 가지는 가치는 최상의 인생을 만들어 주는 요소다.
난 늘 계절에 따라 그렇게 말해 왔다. 여름엔 여름이 좋고 겨울엔 겨울이 좋다고. 봄, 가을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꽃이 피고 곤충들이 날고, 꽃이 피고 결실이 이루어지는 자연의 변화가 일어나는 봄, 가을은 누구나 좋아한다. 그리고 선뜻 좋아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과 그것을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나는 여름엔 여름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뜨거운 햇살을 좋아하고, 그 햇살 아래 움직이는 것들의 젊은 힘을 좋아한다. 겨울엔 겨울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들이 은인자중을 할 줄 알고, 왜소한 자신을 내어놓을 줄 아는 것을 좋아한다. 또 눈, 얼음의 화환을 좋아한다. 나는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한다. 작열하는 태양도, 눈 덮인 산야도 모두 자연스러운 것이다.
겨울은 겨울인 모양이다. 차가운 기운이 몸으로 밀려온다. 차가움과 뜨거움이 교차하는 곳에 있으니 얼굴이 먼저 붉어진다. 몸은 차가운데 얼굴만 열이 올라 무척 흥분한 듯한 모양새가 된다. 흥분하거나 격정과는 아주 거리가 먼데 말이다. 이런 날에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특히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이 된다. 그들에게 <이 겨울의 다움>을 마음껏 누리는 삶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