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조금 답답하다

by 이성진

옛날 드마마 같은 데서 역병이 돌면 영웅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역병을 다스리는데 한몫을 한다. 이름을 낸 명의들의 모습들이다. 허준이 그래고, 대장금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온 듯하다. 예로부터 역병은 다스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의 이 역병은 왜 이리 오래가는 것인지? 사람들의 인내를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 참람한 상황이다. 나도 이제는 조금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일들이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흘러가면서 좋아지지도 않으니 그런 모양이다.


물론 이 역병에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의학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어떤 권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일뿐이다. 그런데 그것의 생리가 전원 합의가 되어야 하는 일이 되어서 실상은 불가능에 가깝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제도적으로 3단계라는 것을 실시하고 제약도 가하는 거다. 전원 합의,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도 그리 생각들이 다른데, 어찌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오늘의 영웅은 어디에 있는가? 영웅은 능력 그 이상으로 이타의 마음이 살아 있어야 하는 듯하다. 힘 있는 자들이 타인의 몸을 내 몸 같이 느낄 때, 일의 실마리가 풀려 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많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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