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세상, 옷을 덕지덕지 입고 나섰던 길임에도 불구하고 냉기가 온몸을 타고 흐르며 나를 위압하던 그 바람을 잊을 수가 없다. 칼날이 되어 내 볼을 파고들던 그 기운을 놓칠 수 없다. 그렇게 차가움이 온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 겨울이었다.
어제는 밖에 나서기가 어려웠다. 세상에도, 이런 세상이 있구나! 하는 마음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나서면서 바로 집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마음을 다스리며 길에 있었다. 먹거리를 구입해 들고 있는 손이 오히려 불편했다. 양말을 신은 발까지 힘들었다. 그렇게 길들이 변했구나! 생각하면서 길에 머문 시간이 있었다. 겨울이었다.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았다.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은 피하는 길 뿐이었다. 피하지 않으면 감내하는 길 뿐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철심 위를 걸어가는 구도자의 마음처럼 흘러갔다. 오늘은 더 하리라는 예보가 있다. 이런 시간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오늘은 움직임을 줄이는 삶이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봄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