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납득’이다
하지만 조직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곧 깨닫게 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사람은 옳다고 해서 움직이지 않는다.
얼마 전 회의에서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나는 내 생각이 꽤 합리적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논리적으로 설명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뒤 돌아보니
내 말은 ‘설득’이라기보다
어쩌면 ‘주장’에 가까웠는지도 모른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종종
세상이 내 의지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에서도
관계에서도
때로는 가정에서도
은연중에 이런 기대를 한다.
“왜 내 생각대로 하지 않을까?”
하지만 조금만 차분히 생각해 보면 안다.
나 자신조차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를.
마음은 쉽게 흔들리고
생각은 상황에 따라 바뀌며
감정은 때로 이유 없이 방향을 튼다.
나 자신도 이럴진대 각자의 경험과 가치관을 가진
‘남’이라는 독립된 인격체를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지나친 착각일지도 모른다.
일본의 경영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명령이 아니라 납득이다.”
(“People are moved not by orders, but by persuasion and understanding.”)
교세라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 역시 경영의 핵심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어떤 경영도 성공할 수 없다.”
(“No management can succeed unless it moves people’s hearts.”)
결국 조직이든 사회든
사람이 모여 이루어지는 곳이라면
모든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하나의 원칙을 세우려 한다.
먼저 듣는다.
가능한 한 충분히 듣는다.
그리고 섣부른 판단은 잠시 미룬다.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맥락을 이해하려 한다.
그 다음에야 판단한다.
그리고 그 판단을 누군가와 나눌 때는
감정이 아니라 논리로 말하려 한다.
주장이 아니라 근거로 이야기하려 한다.
가능하다면
객관적인 데이터까지 준비하려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논리만이 아니라
그 논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납득이기 때문이다.
권위로 사람을 따르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가지 않는다.
사람이 진심으로 움직이는 순간은 오직 하나다.
스스로 납득했을 때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지금 하려는 말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말인가.
아니면
누군가를 납득시키기 위한 말인가.
사람은 명령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은 스스로 납득했을 때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