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결정은 ‘정답’이 아니라 ‘구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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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e

“대부분의 조직은 의사결정을 거꾸로 한다.

사소한 일에는 시간을 낭비하고,

중요한 일은 너무 쉽게 결정한다.”


왜 우리 조직은 점심 메뉴를 정하는 데는 한 시간을 쓰면서,

수십억이 걸린 신규 사업은 단 십 분 만에 결정해 버릴까?



많은 사람은 의사결정을 이야기할 때

‘직관 vs 데이터’ 같은 이분법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30년 넘게 조직 생활을 경험하며 느낀 건 다르다.


의사결정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을 근거로 판단했느냐보다,
어떤 구조 위에서 결정했느냐에 가깝다.




1. 의사결정에도 ‘수위’가 있다


현실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의사결정 오류는 단순하다.

1) 중요하지 않은 결정을 과도하게 고민하거나
2) 중요한 결정을 너무 쉽게 내려버리는 것


2016년, 임원이 된 직후 참석한 회의가 아직도 기억난다.


브랜드 캐릭터 이름을 정하는 데 두 시간을 썼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물류 거점 이전이라는 중대 사안은

삼십 분 만에 결론이 났다.


모두가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것이다.
“이 결정을 얼마나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가?”


판단 기준은 명확하다.

1) 되돌릴 수 있는가 (Reversibility)
2)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가 (Business Impact)
3) 지금 당장 해야 하는가 (Urgency)




2. 되돌릴 수 있으면 빠르게, 아니면 신중하게



아마존의 의사결정 원칙은 간단하다.

• 되돌릴 수 없는 결정(Type 1)은 느리고 신중하게
• 되돌릴 수 있는 결정(Type 2)은 빠르게


문제는 많은 조직이 이걸 반대로 한다는 점이다.


되돌릴 수 있는 사소한 일에 시간을 쓰고,

정작 되돌릴 수 없는 중요한 결정은 ‘감’으로 처리한다.


의사결정의 핵심은 완벽함이 아니다.
속도와 신중함을 상황에 맞게 배분하는 것이다.




3. 모든 문제를 ‘정답 찾기’로 풀 수는 없다


문제의 성격에 따라 접근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1) 단순한 문제: 정답이 존재한다
2) 복잡한 문제: 전문가의 분석이 필요하다
3) 복합적인 문제: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4) 혼돈 상태: 일단 움직여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대부분의 비즈니스 문제는

세 번째, ‘복합적인 문제’에 가깝다.


이 영역에서는 정답을 찾으려는 시도 자체가

시간 낭비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분석이 아니라,
작게 실행하고 빠르게 학습하는 구조다.




4. 좋은 의사결정은 ‘편향 제거’에서 시작된다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틀린다.
그래서 좋은 의사결정은 개인의 통찰이 아니라
구조적 장치를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WRAP이다.

1) Widen Options
: 선택지를 최소 3개 이상으로 넓힌다
2) Reality-Test Assumptions
: 우리의 가설이 틀렸을 증거를 찾아본다
3) Attain Distance
: 욕심과 두려움에서 거리를 둔다
4) Prepare to be Wrong
: 의사결정이 틀릴 경우를 미리 대비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대부분의 치명적인 실수는 사전에 걸러진다.




5. 누가 결정하는가, 무엇으로 결정하는가


선택 기준이 없으면 회의는 길어지고,

책임은 흐려진다.


실무적으로 유효한 기준은 네 가지다.

1) Strategic Importance
: 우리의 전략적 방향성과 맞는가
2) Financial Impact
: ROI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가
3) Feasibility of Execution
: 실제 실행 가능한가
4) Right Timing
: 지금이 적절한 시점인가


그리고 반드시 하나를 명확히 해야 한다.


“최종 결정자는 단 한 명인가?”


제안자와 조언자는 많을 수 있다.
하지만 결정자는 한 명이어야 한다.


그래야 속도와 책임이 생긴다.




의사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많은 조직이 결정을 내리는 순간

일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결정을 실행하고,
결과를 검증하고,
처음의 가정이 맞았는지 확인하는 것.


이 피드백 루프가 반복될 때
조직은 비로소 학습하기 시작한다.




좋은 의사결정이란

항상 옳은 결과를 맞추는 것이 아니다.

즉, 즉흥적이지 않고,
쉽게 번복되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 속도가 조절되고,
명확한 책임 구조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정의 질은 사람이 아니라 구조가 만든다.
그리고 그 구조를 가진 조직만이 결국 더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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