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바쁘다’는 말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우리는 너무 쉽게 바쁨을 성실함이나 성취와 동일시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바쁨은 일의 양을 말해 줄 뿐
그 일의 가치까지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하루 종일 회의에 쫓기고,
메일과 메시지에 반응하고,
보고서를 수정하다 보면
“오늘도 정말 바빴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런데 질문을 하나 던져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 많은 업무 중,
실제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일은 얼마나 될까?
조직을 앞으로 움직이게 했는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더했는가,
혹은 문제의 본질을 한 단계라도 더 깊이 이해했는가.
만약 하루의 대부분이
반복적이고, 대체 가능하며,
‘하지 않아도 큰 변화가 없는 일’로 채워져 있다면
그 바쁨은 성취가 아니라 소모에 가깝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중요한 일은 종종 조용하다.
눈에 잘 띄지 않고,
즉각적인 반응이나 칭찬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중요한 일을 미루고,
당장 바빠 보이는 일에 시간을 쓴다.
하지만 바쁠수록 더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점검이다.
• 지금 내 시간을 가장 많이 가져가는 일은 무엇인가.
• 그 일은 정말로 나와 조직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가.
• 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실제로 문제가 될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그 쓰임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
그리고 시간은 모든 자원 중에서도
되돌릴 수 없는, 가장 비싼 자원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바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는다.
지금 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바쁜 일을 하고 있는가.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하루의 밀도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