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말 뒤에 숨은 것들 (60)

by Jace

가끔 ‘바쁘다’는 말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우리는 너무 쉽게 바쁨을 성실함이나 성취와 동일시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바쁨은 일의 양을 말해 줄 뿐

그 일의 가치까지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하루 종일 회의에 쫓기고,

메일과 메시지에 반응하고,

보고서를 수정하다 보면

“오늘도 정말 바빴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런데 질문을 하나 던져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 많은 업무 중,

실제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일은 얼마나 될까?


조직을 앞으로 움직이게 했는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더했는가,

혹은 문제의 본질을 한 단계라도 더 깊이 이해했는가.


만약 하루의 대부분이

반복적이고, 대체 가능하며,

‘하지 않아도 큰 변화가 없는 일’로 채워져 있다면

그 바쁨은 성취가 아니라 소모에 가깝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중요한 일은 종종 조용하다.

눈에 잘 띄지 않고,

즉각적인 반응이나 칭찬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중요한 일을 미루고,

당장 바빠 보이는 일에 시간을 쓴다.


하지만 바쁠수록 더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점검이다.

• 지금 내 시간을 가장 많이 가져가는 일은 무엇인가.

• 그 일은 정말로 나와 조직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가.

• 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실제로 문제가 될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그 쓰임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

그리고 시간은 모든 자원 중에서도

되돌릴 수 없는, 가장 비싼 자원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바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는다.


지금 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바쁜 일을 하고 있는가.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하루의 밀도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