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
해가 건물 사이로 천천히 내려앉고 있었다.
도시는 여전히 분주했지만
빛은 이상하리만큼 고요했다.
회사 건물을 뒤로하고 나섰다.
늘 그렇듯 차에 오를 수도 있었지만,
어제는 그러지 않았다.
차는 두고, 오랜만에 걸어서 지하철을 탔다.
바쁘게 돌아가던 하루의 속도에서
한 발짝만 비켜 나와도
도시는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익숙한 거리,
익숙한 건물들,
늘 스쳐 지나던 풍경이
조금은 다르게 보였다.
집으로 곧장 들어가기엔
아직 마음이 일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한강공원에 들렀다.
해가 저문 뒤
하늘은 주황빛에서 푸른빛으로,
하루의 끝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었다.
그 풍경 앞에 서니
나도 자연스레 속도를 늦추게 됐다.
행복이 별 건가.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는 순간.
치열했던 하루를
억지로 정리하려 하지 않아도
시간이 스스로 덮어주는 그 시간.
걷는 동안 숨이 조금씩 고르게 돌아왔다.
복잡했던 생각들도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갔다.
그렇게 또 하루가 저물었다.
거창한 성취도,
특별한 이벤트도 없었지만
마음 한켠이 가볍게 놓였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문득 여유를 되찾는 순간.
어쩌면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하루와 하루 사이,
그 짧은 틈에 숨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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