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유튜버와의 서면 인터뷰

by na지윤서

누군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특히, 눈여겨보아 둔 이의 성장은 더할 나위 없다. 내게도 그런 이가 한 명 있다. 바로 유튜버 '일프레임'이다.


'일프레임'을 만난 것은 알고리즘 덕분이다. 어느 날, 알고리즘이 내게 쇼츠 하나를 보여주었는데 시선이 사로잡히고 말았다. 아름다운 순간을 사진으로 포착해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몰래 찍은 사진이라면 음란 몰카만 떠올리던 시기여서 영상이 신선했다. 영상을 보며 '이런 영상은 흥해야 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에 기사화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침 운영자는 유튜브 설명에 이메일 주소를 남겨 놓았다. 덕분에 이메일로 서면 인터뷰를 요청할 수 있었다. 시민기자가 되고 첫 번째 인터뷰를 행한 순간이었다. 명함을 사진으로 찍어 첨부하고 궁금한 사항 몇 가지를 적어 이메일로 보냈다. 다행히 운영자는 서면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글이 바로 '이런 사진이라면 백 번도 찍히고 싶어요'이다.


기사를 받아본 편집자는 제목이 너무 좋다는 쪽지를 내게 보내왔다. 그러면서 유튜버의 본명과 얼굴, 그리고 직업을 공개할 수는 없겠느냐고 문의해 왔다. 편집부의 요청에 따라 '일프레임' 운영자에게 다시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며 정중히 거절의 답신을 보내왔다. 그래서 유튜버의 실체는 밝히지 않은 채 기사가 발행되었다(지금은 유튜브에 얼굴과 본명을 모두 공개한 상태다).


기사가 발행된 이후 여전히 '일프레임'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혹여나 구독자를 끌기 위해 초심을 잃고 채널의 성격이 변할까 우려하는 마음이 들어서이다. 다행히 채널은 초심을 잃지 않고 발전하며 내용이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요즘은 사진을 찍으며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데 모델이 되어준 이들의 대답이 예사롭지 않아 놀라곤 한다.


자신이 가진 재주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이다. 그런 이들을 세상에 드러나게 하는 인터뷰를 더 자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ps.

'일프레임'과의 인터뷰는 몹시 즉흥적이었습니다. 서면 인터뷰를 신청하는 이메일을 일단 보내 보자는 마음으로 취재를 시작했으니까요. 그 즉흥성이 또 하나의 '오름' 기사를 만들었습니다. 시도해 보는 건 역시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또 하게 되었습니다. 행동은 어떤 형태로든 세상에 흔적을 남깁니다. 생각만으로는 그 무엇도 탄생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일프레임'과의 서면 인터뷰가 제게 또 한 번 깨우쳐 주었네요.


https://omn.kr/2c6tt



keyword
작가의 이전글4월 4일의 대한민국을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