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
며칠 전 용인 사는 친한 동생이 보내준 사진에는
6개월 전까지 내가 살던 참 좋아했던 동네에
하얗게 눈이 쌓여 있었다.
봄에는 벚꽃이...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에는 눈 쌓인 길이 너무 예뻤던 동네.
작년 이맘때 애들 부츠를 매일매일 제습기로 말려가며
눈에서 뒹굴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잠깐 내 마음도 그곳에...
이날도 제주도는 해가 쨍쨍했고
다음날은 제주시에만 눈이 내리는가 싶더니
제주도 안에서도 따뜻한 남쪽 우리 동네에도
눈은 오고
눈은 쌓인다
작년에 도저히 부츠 하나로는 안 되겠어서
한 켤레씩 더 사서 쟁여놨는데 드디어 개봉하는구나 새삥부츠~
새신발 신고 학교 가는 길.
슬프지만 아직 난 귤밭도 없고 아직은 육지 것이기에
비 오는 날 귤밭도 좋고 눈 오는 날 귤밭도 좋지만
귤밭 하시는 분들께 이런 날씨는 반가울 리 없다.
비가 오면 귤을 딸 수가 없고
눈을 맞으면 귤이 부풀면서 속은 물렁해지고 맛도 없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눈 오기 전에 따야 한다고 했는데
가장 바쁘고 일손도 부족한 이 시기에 며칠째 비가 오더니... 눈까지 온다.
하얀 눈 모자 뒤집어 쓴 귤
아직은 많이 낯선 제주도의 겨울.
앙상한 나뭇가지에 쌓이던 눈이 짙푸른 잎사귀 위에 쌓이고
떨어진 낙엽 위로 쌓이던 눈이 빨간 동백꽃 위로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