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게으르다

일기

by 기묭



김밥은 완전식품이다. 농담 삼아 자주 하는 말이지만 내게는 꽤 그렇다. 이유는 단순한다. 한 번에 골고루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먹는 걸 즐기는 편이 아니다. 그럴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밥을 먹는 게 귀찮기 때문이다. 밥을 먹을 때 신경 써야 할게 많기 때문이다. 뭘 먹을지, 어떻게 골고루 먹을지, 식단을 신경 쓰는 게 아주 귀찮기 때문이다. 신경을 쓰는 건 아주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고시 뷔페를 다닐 땐 좋았다. 그냥 가서 먹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시 뷔페의 음식이 너무 짜고 달아서 그런지 먹는 동안 텁텁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먹으면서도 신경이 쓰였다. 식단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 일은 건강에 신경을 쓰는 일이다. 건강에 대해 신경을 쓰는 건 매우 매우 귀찮은 일이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 먹는 날이 오기를 바랐다. 최근에는 집에서 해 먹고 있는데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요리를 하면 당연히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는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것은 아주 귀찮은 일이기에 남기지 않고 꾸역꾸역 다 먹는다. 요리가 좀 더 익숙해지면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재료를 나눠야겠다. 왜냐면 나는 게으르기 때문이다. 나는 게으르다. 나는 아주 게을러서 집에서 운동을 한다. 헬스장에 다니는 일은 너무나 귀찮은 일이기 때문에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맨몸 운동을 한다. 애초에 운동을 하는 게 귀찮지 않느냐 묻는다면 운동을 하지 않으면 건강에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말했듯이 건강에 신경을 쓰는 건 매우 귀찮은 일이기 때문에 나는 집에서라도 운동을 한다. 귀찮다. 나는 게으르다. 게을러서 게임도 제대로 못한다. 처음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시작하면 튜토리얼을 마주하게 되는데 튜토리얼을 하다 너무 귀찮아서 지워버린다. 튜토리얼의 고비를 넘어가더라도 단순 반복으로 경험치를 쌓는 일이 너무 귀찮아서 지워버린다. 나는 게으르다. 게을러서 노는 걸 줄이고 있다. 안 하는 건 확실히 안 하면서 시간 분배를 하고 있다. 귀찮기 때문이다. 귀찮아서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나중에 뒤늦게 후회하면서 꿈을 쫓는 일은 매우 매우 귀찮은 일일 게 뻔하기 때문이다. 나는 너무 게으르다. 나는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