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하나 지나갈 수 있는 작은 복도. 그 복도 하나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위해 난. 촉박한 출근 준비 와중에도 복도에 널은 빨래를 걷어다 침대에다가 올려두고 갔는데. 늦은 밤 내가 집에 돌아왔을 때 복도에 건조대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었다. 다들 빨래는 안녕하신지 의뭉스러운 맘으로 나는 문을 열고 닫았다. 침대에 철푸덕 하고 드러누우니 오늘 하루가 덧없이 눈 앞을 스치는데 아아, 다들 그렇게 산다. 유난한 날도 유난히 많으면 무난한 삶이니 유난해 마지아니할지어라. 하고 옷을 갈아입으려 아침에 걷어둔 빨래에 손을 뻗는데 아뿔싸. 머리를 넣고 오른팔을 욱여넣는데 소매가 축축했다. 덜 마른 티셔츠를 손에 쥐고 나는 잠깐 멈췄다. 눈물은 멈추지 않았는데. 나는 빨래도 눈물도 마르지 않았다.
사실은 울지 않고 헛웃음을 지었는데. 울었다고 쓴 이유는 글쎄, 평행세계가 있다면. 따로 또 같은 나의 평행자아들 중 빨래를 부여잡고 우는 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세계의 나는 균형을 조금 잃었다거나 잃었다기보다는 느슨하게 풀어주었겠지. 알면서 앓은 채를 조금 더. 그랬겠지. 그렇지만 알고 있는 걸, 빨래가 덜 마른 이유는 날씨가 흐렸기 때문이라는 걸. 근무 중에 한소리 듣고 느낀 자괴감에 빨래를 매개 삼아 슬픈 시나리오를 지어 보고 싶었다면 근거가 조금 부족했다는 걸. 그건 그거고 빨래는 빨래니까. 다시 돌릴 수 있으니까.
그러나.
자기는 집에 있는 건조기로 빨래를 말리기 때문에 빨래를 널지 않는다는 친구의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정말로 슬퍼서 눈물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