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버림

by 기묭

나를 위해 한다는 말을 너를 위한다는 말로 포장하고

다듬지 못해 뾰족하니 가시가 군데군데 삐져나와 날카로운 마음을

태어난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내 전하고 전하는 것에

일말의 거리낌이 없는 자신을 바라보고 후련해하다가도

전하고 남은 것은 텅

비어버린 공간에서 소리쳐 불러보아도 돌아오는 것은 없어

끝내 나는 내게 없는 것을 너에게서 찾고 있었고

나에게 없는 것 혹은 가지고 있던 것을 찾아보려 하지 않았음에

마음이 거기에 가닿아 이르고 나니

끝끝내 붙잡고 놓아주지 않은 채 떼를 쓰고 있는 아이 하나가 보이고

아이의 곁으로 다가가 손을 살포시 포개어 힘을 빼어도 된다며

등을 쓰다듬으며 타이르는데 아이는 말한다

못 버티겠어

괜찮아, 그동안 잘 버텨주었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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