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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May 10. 2019

[직팜]새로운 혁신가들

직팜(ZIKFARM)

제주농민과 소비자를 잇는 새로운 혁신가들_농산물 온라인 마켓 : 직팜



직팜은 농장주가 직접 농산물을 들고있는 이미지를 통해 믿고 먹을 수 있는 직거래 농산물 이미지를 구축했다. 사진은 제주의 바나나 농장의 바나나를 들고 있는 모습.


“100% 유기농으로 키우다 보니 농장에 거미줄이 많아요.” 농산물 온라인 마켓 ‘직팜’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는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바나나 농장에 들어가니 2m가 훨씬 넘을 듯한 바나나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농산물 온라인 직거래 마켓을 운영하는 직팜의 김영천 대표와 현승탁 대표는 마치 자신의 농장인 것처럼 곳곳을 소개했다.  “바나나 나무는 높게 자라기 때문에 일반적인 농작물을 재배하는 하우스보다 층고를 훨씬 높여야 해요. 바나나 재배에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도록 농장주가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여 하우스를 지었어요. 이쪽에 있는 바나나는 자연 후숙 중이에요.”


직팜은 제주 농민과 소비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토리형 온라인 직거래 서비스다. 하나의 농작물을 마켓에 올리기 위해 김영천 대표와 현승탁 대표는 평균 세 번 이상 농장에 방문한다. 농작물을 키우는 과정과 재배 환경, 농민의 성향, 농작물의 특성까지 꼼꼼하게 파악하고 이를 글과 사진으로 담아낸다. 함께 방문한 바나나 농장을 농장주만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유다. 


농산물 온라인 직거래 마켓 ‘직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유통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년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유통 비용률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미미하다. 생산자의 수익을 증대하고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농산물을 제공하기 위해 직거래 마켓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농산물 온라인 직거래 마켓 ‘직팜(이하 직팜)’ 서비스를 시작한 김영천 대표와 현승탁 대표 두 사람의 부모님도 각각 농사를 짓는다. 장난감보다 농기구를 먼저 손에 들었다며 웃는 두 사람은 탐스러운 열매가 맺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정성이 필요한지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러나 현재 유통 체계는 정성스럽게 키운 작물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는 구조다. 수매가가 너무 낮거나 공급만큼 수요가 없어서 농작물이 남기도 한다. “매년 부모님이 작물을 직접 팔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물으셨어요. 오프라인으로는 한계가 있고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려고 해도 디지털 환경에 낯선 부모님 세대는 접근조차 어려웠죠.” 여기서 직팜이 시작됐다. 부모님과 같은 농부가 정성스레 키운 작물을 소비자의 식탁까지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직팜 김영천 대표(왼쪽)와 현승탁 공동 대표(오른쪽)

그렇게 하기 위해 직팜은 발로 뛰며 농장을 찾아 다닌다. 농민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작물의 맛과 품질을 꼼꼼히 테스트한다. 고객이 주문하면 농장에서 바로 보내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농민을 대상으로 상품 포장과 소비자 응대 교육도 실시한다. 처음에는 귀찮게 생각하는 농민이 많았지만, 직팜을 통해 직거래의 장점을 경험하며 적극적으로 변했다. 


농민의 이름을 앞세워 온라인 판매 상세 페이지를 구성한 것도 직팜의 특징이다. 직거래는 농작물에 대한 신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농민 인터뷰를 바탕으로 농민이 소비자에게 이야기하듯 작물을 키우는 이야기, 농장 환경, 작물의 특징을 전달한다. 그때문인지 직팜 마켓에는 ‘000 농민 한라봉’처럼 농장주 이름과 작물 이름을 함께 검색해 유입되는 고객이 많다. 



파치소싱으로 농가에 부가 수익을 창출

농산물 가격은 그해 작물 재배 현황, 무역 거래 현황 등 내·외부적 요소로 매우 유동적으로 정해진다. 가격이 상승하면 그나마 괜찮지만, 바닥을 치는 경우도 많다. 올 초 레드비트가 그랬다. “올해 비트값이 너무 떨어져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밭을 갈아버리기까지 하는 상황이었어요. 수확하는 인건비도 안 나온다는 거죠.” 제주 농산물로 가공품을 개발하던 김천, 현승탁 대표는 가공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레드비트 원물 납품처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레드비트 파치를 소싱한다는 을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공급업체에서 요청한 레드비트 원물 20톤이 순식간에 모다. 실제 수급된 레드비트는 100톤 가까이. 다른 원물 판매에 대한 문의도 빗발쳤다. 


“레드비트뿐 아니라 파치를 소싱해 공장에 원물로 납품하면 공장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물을 구매하고 농가도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파치라고 해서 못 먹는 작물이 아니에요. 현재 작물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작물의 크기와 모양 중심이어서 그렇지, 껍질을 까도 맛과 향은 똑같아요. 생산자 수취율이 낮아서 중급 이상 상품도 원물로 제공할 때 더 제값을 받기도 해요.”


직팜은 레드비트 파치소싱 경험으로 잉여 농산물을 처리해 농가 수익을 확보하고, 가공업체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B2B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제주테마농장이 만들고 직팜이 새롭게 브랜딩한 천혜향 생강청


  원물을 활용한 2차 가공품 브랜드 개발 

직팜은 올 초 천혜향 원물로 만든 천혜향 생강청을 카카오 메이커스에 론칭했다. 직팜과 인연이 있는 농민이 천혜향 생강청을 만들어 농장 앞 카페에서만 판매하고 있었다. 오프라인 시장은 한계가 있다 보니 좋은 제품임에도 수익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제품의 가치를 확인한 직팜은 천혜향 생강청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패키지도 리뉴얼해 카카오 메이커스에 선보였다. 5일간 400명이 넘는 고객이 카카오 메이커스를 통해 천혜향 생강청을 구매했다. 


“천혜향 생강청 리브랜딩은 직팜의 또 다른 비즈니스, 2차 가공품 브랜드를 만드는 첫 번째 실험입니다. 카카오 메이커스에서 얻은 반응으로 우리가 큐레이션하고 리브랜딩한 제주 농산물 2차 가공 제품이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직팜은 본격적으로 레시피를 개발할 전문가와 계약하고 공동으로 제주 1차 농산물을 활용한 2차 가공품 개발에 착수했다. 먼저 레드비트 파치를 활용해 비트 칩을 만들었다. 저온 튀김으로 원물의 식감과 형태를 그대로 살렸다. 고소한 풍미에 비트의 알싸한 향을 더하고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 전문가와 함께 상품을 기획하고, 맛 조합 테스트를 꼼꼼히 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어필할 만한 맛을 찾을 수 있었다. 5월 출시를 목표로 유채꽃 한라봉청도 개발 중이다. 유채꽃에서 채한 유채꿀에 한라봉의 산뜻한 향과 맛을 가미했다.   



작은 물결로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직팜'

직팜은 생산자의 유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처음 1년간 지하실에 있는 작은 사무실에서 두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며,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직팜이 실현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 다른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했다. 사업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농민과 소비자 직거래 서비스로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이 사업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아이디어 피칭데이에 참여했다. 2017년에는 ‘지역 생활 문화 청년혁신가 사업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고, 이어 2018년 입주 기업 6기로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했다.

 

“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스타트업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어요. 함께 스타트업을 꾸려가는 동료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길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사업성 평가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떤 지표를 읽을 줄 알아야 하는 지 배웠죠. 작은 부분에서부터 농가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혁신 모델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역량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2018년 9월에는 제주청년창업사관학교에 합격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지원금으로 온라인 직거래 마켓 ‘직팜’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함께 사업을 이끌어나갈 인재를 채용했다. 

농산물 직거래 마켓 ‘직팜'은 네이버 스토어팜에서 자체 웹사이트로 이사를 준비 중이다. 지난 2년간 쌓은 경험을 통해 직팜의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UI(User Interface)·UX(User eXperience)를 고안할 수 있었다. 새로 준비 중인 웹사이트에서는 시기별 제철 농산물을 가장 먼저 볼 수 있게 구성할 예정이다. 작물 중심이 아닌 농장 중심의 판매 페이지 구성은 유지한다. 한라봉을 예로 들면 농장에 따라 당도와 산도, 식감 등 작물의 상세 데이터를 추가해 소비자가 취향에 맞는 한라봉을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다. 같은 커피라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처럼 커피 산지와 품종에 따라 맛이 다른 것처럼 같은 농작물도 키우는 농장, 품종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플랫폼을 구현한 것. 전문화된 농작물 인증과 관리 제도를 운영해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효율적인 유통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직팜으로 농산물 바로 구매하러 가기 

https://smartstore.naver.com/zikfarm?NaPm=ct%3Djvhdvlzl%7Cci%3Dcheckout%7Ctr%3Dds%7Ctrx%3D%7Chk%3Ded46b69d3f13daa5278f8ae3920a5ee98f1ccdde




*J-CONNECT 매거진 2019년 봄호(Vol.9)의 내용을 온라인에 맞춰 수정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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