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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Jun 03. 2019

[BRAND] 레미투미

업사이클링 패브릭 브랜드 

패브릭 브랜드 레미투미의 김민희 대표는 대한민국 해군 대위 출신이다. 의무 복무 기간을 마친 후, 일본에서 귀금속을 공부하고 돌아와 백화점 패션 MD로 근무했고, 고향인 제주로 내려와 버려진 호텔 침구 시트에서 쓰임새를 발견했다. 커다란 면직물을 꼼꼼히 검수하고 재단해 천연 염색으로 물들인 다음 반려동물의 보금자리인 빈 백(Bean Bag)을 만들었다.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브랜드를 론칭했고, 목표 금액의 1000%를 달성하며 성공적인 펀딩을 이끌어냈다.



레미투미 소개 부탁드립니다.

호텔 침구 시트를 재활용해 만든 패브릭 브랜드예요. 레미투미의 뜻은 ‘Renewal Moment to Me’로, 가장 편안한 휴식을 통해 나를 새롭게 하는 순간을 의미합니다. 고밀도 천연 면직물인 호텔 침구 시트를 건강한 방식으로 재가공해서 일상에 필요한 패브릭 소품을 만들고 있어요.



호텔 침구를 재활용하는 생각은 어떻게 하셨나요.

회사를 설립하기 전에 ‘아이즈온어스’라는 주얼리 브랜드를 운영했어요. 당시 저의 제품이 메종글래드 제주의 편집숍에 입점되었는데, 하루는 납품하려고 호텔에 갔더니 침구가 버려지고 있었어요. 물어보니 약간의 손상과 오염이 있어도 모두 버린다고 하더군요. 정도가 심하지 않았지만, 호텔 특성상 최상의 퀄리티를 유지해야 하기에 버리는 거였죠. 아까워서 조금 얻어 왔어요. 소재가 좋고, 면적이 커서 이걸로 무언가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처음엔 호텔 관계자를 통해 알음알음 얻었고, 혼자서 이것저것 만들다가 이러한 업사이클링 패브릭만의 정체성을 지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해보면 어떨까 싶었죠. 환경을 살리는 동시에 건강하고 편안한 휴식을 돕는 양질의 패브릭 제품을 만들기로 하고 ‘아이즈랩’이라는 회사와 브랜드 ‘레미투미’를 론칭했어요. 


조밀한 짜임새가 특징인 면 100% 천연 직물 시트


레미투미의 첫 번째 제품으로 반려동물용 빈 백을 선보였어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이유가 있나요.

호텔 침구를 재활용해 만드는 패브릭이다 보니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였어요. 사용자 입장에서는 찜찜할 수 있잖아요. 이러한 인식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봤어요. 잘 만든 제품이라면, 20~30대 밀레니얼 세대의 1인 가구가 업사이클링 패브릭을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 싶었죠. 타깃을 분석하다 보니 대체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사무실 역시 길고양이와 강아지가 우연찮게 들어와 함께 살고 있는 상황이었죠. 이 아이들이 우리가 수거해 온 침구에 매번 몸을 비비거나 그 위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거든요. 천연 면직물이라 사용감이 좋았던 모양이에요. 그 모습을 보고 반려동물을 위한 패브릭 제품을 시작하게 됐어요. 반려동물이 잘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나중에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진입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호텔 침구를 재활용해 만드는 패브릭이다 보니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였어요. 사용자 입장에서는 찜찜할 수 있잖아요. 이러한 인식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봤어요. 잘 만든 제품이라면 20~30대 밀레니얼 세대의 1인 가구가 업사이클링 패브릭을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 싶었죠. 


빈백의 제작 과정이 궁금해요.

메종글래드 호텔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오라관광과 MOU를 체결했어요. 직접 호텔에 방문해 정기적으로 시트를 수거한 다음 세탁 전문 업체에 1차 세탁을 맡겨요. 그리고 작업실에서 직접 시트를 선 재단해서 서울 공장으로 올려보내는데, 사용 정도와 손상도, 오염 부위를 철저히 검수하면서 걸러내고 제품 용도에 맞게 잘라요. 공기 정화와 탈취에 효과가 좋은 참숯으로 천연 염색도 하죠. 빈 백의 핵심인 충전재는 EPP(발포 폴리에틸렌)를 사용해요. 가볍고, 인체에 무해하죠. 또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는 장점 덕분에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쉴 수 있어요.

가볍고 복원력이 좋은 EPP(발포 폴리에틸렌)충전재. 약한 강도로 찬물에 울 빨래를 해주면 쉽게 변형되거나 상하지 않는다.


제작 과정에서 건강과 환경을 비중 있게 고려하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레미투미가 추구하는 바는 자원을 되돌아보고, 불필요한 부분은 줄이는 거예요. 화학염색은 폐수 문제로 직결되죠. 또 생명이 쓰는 제품이니 인체에 무해한 소재에 대해 꾸준히 연구했어요. 그 결과로 참숯 천연 염색과 EPP 충전재를 선택하게 되었죠. 디자인 역시 간결함을 원칙으로 삼았어요. 빈 백은 지퍼가 아닌 원단과 원단을 연결해 닫는 형태인데, 세탁 시 손상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쿠션의 쓰임이 다해 분리수거를 할 때 간편히 버리기 위해서예요. 상품 소개와 품질 인증서가 포함된 종이 태그는 무심코 버려지잖아요. 이것도 낭비라고 생각해서 태그를 다는 대신 충전재 커버 위에 프린팅을 입혔어요. 제작 공정부터 사용자의 관리까지 꼼꼼하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어요.

종이태그 낭비를 줄이기 위해 '품질 안전인증기준'을 충전재 커버 위에 프린팅했다.


와디즈를 통해 브랜드를 론칭했죠. 크라우드 펀딩 결과는 어땠어요.

성공적이었어요. 기본 목표치인 100만 원을 5분 만에 달성했으니까요. 정말 감사하게 5일 만에 목표치의 1000%가 넘었어요. 그후론 소비자의 구매 포인트가 궁금했어요. 와디즈 펀딩으로 브랜드를 론칭하기 전에 이 부분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눴거든요. 업사이클링 제품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봐주시는 것도 좋지만, 상품의 본질, 즉 쓸 만한 물건인지에 대한 가치판단이 우선이길 바랐어요. 레미투미는 상품을 기획해서 만드는 업체잖아요. 실제로 소비자에게 쓸모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제품의 지속 가능성은 떨어지고, 소비자 반응에서도 멀어져요. 정말 다행히 ‘반려동물에게 건강한 제품이 될 것 같다’, ‘아이들도 쓰고 나도 쓰고 싶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상품이라는 본질에 충실했고, 소비자에게는 ‘그저 내가 좋아서 샀을 뿐인데,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구나’ 하는 만족을 주니까 의도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됐어요.


김민희 대표

최근에 국내외 바이어가 모이는 ‘서울국제소싱페어’에도 참가했죠.

국내와 해외 바이어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어요. 국내 바이어들은 저희 생산력으로 대량 납품이 어려우니 국내 마켓에는 안 맞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한편 해외 마켓 중 아마존닷컴의 프로 바이어는 반려동물 시장이 큰 미국에서 함께해보자고 이야기를 건넸고, 대만 바이어는 콘셉트가 좋다면서 구매를 약속했어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볼 만하다는 인사이트와 확신을 얻었죠.


레미투미의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요.

호텔에 머무는 듯한 아늑함이 느껴지는 베딩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와디즈 펀딩으로 숱하게 문의받은 내용인데, 반려동물용이 아닌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일상 패브릭 제품을 만들려고요. 나아가 추구하는 방향에 걸맞은 또다른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삶과 건강, 휴식 등의 키워드로 연결되는 브랜드군을 확장해가고 싶어요. 그리고 각 브랜드를 하나로 모았을 때 무인양품이나 이케아처럼 고유한 라이프스타일 철학을 이야기하는 회사를 꾸리고 싶어요.




레미투미 사이트 바로가기    https://reme2me.com/index.html






*J-CONNECT 매거진 2019년 봄호(Vol.9)를 온라인에 맞춰 수정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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