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IT혁신전략센터 야마다 카즈세이 전무
2023년 6월 제주센터는 오키나와IT혁신전략센터(이하 ISCO)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제주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제주와 지리적, 경제적으로 닮은 점이 많은 두 지역의 스타트업 보육 및 육성 기관의 만남이 어떤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갈까.
ISCO는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가요? 주요 사업을 소개해 주세요.
가장 먼저 오키나와의 행정 DX화(디지털전환)입니다. 오키나와현청의 DX계획을 진행하고 있고, 시청의 DX 기본 계획서 등도 작성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디지털화 교육까지 진행합니다.
두 번째는 산업의 DX화 지원입니다. 스타트업의 DX화를 위한 보조금 지급 심사를 담당합니다. 또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테크산업 엑스포인 ResorTech EXPO를 운영합니다. 지난 11월 9일부터 이틀간 열린 ResorTech EXPO 2023 in Okinawa에는 제주도의 스타트업을 포함해 약 180개사, 1만 4320여 명이 관람객이 참여했죠.
마지막으로는 국립 류큐대학과 연계한 ‘류랩’을 통해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원 수는 225개사이며, 현재 오키나와의 650개 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존 기업의 비즈니스 확장 지원이나 새로운 스타트업 육성도 ISCO의 일입니다. 일본은 중소기업 가업승계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가업승계가 원활히 이뤄지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데, 이들을 위한 지원도 하고 있죠.
일본과 오키나와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혁신을 창출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생겨나 세계 경제의 성장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죠. 일본 정부 역시 GX(녹색전환)·DX 등의 산업구조 전환 및 지속적 성장의 실현을 위해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아이디어,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한 스타트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오키나와 역시 모든 산업에 있어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실현하고 GX·DX 등에 의한 전환을 추진하고 있죠. 이와 동시에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자연 보호 문제, 본토와의 거리 및 경제적 차이 등 지리적, 역사적, 사회적 특성에 의해 오키나와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가고자 합니다.
오키나와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과 육성을 위한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앞서 말한 문제들이 해결되려면 기존의 상식이나 개념에 얽매이지 않은 새로운 발상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이 필요해요. 하지만 오키나와 내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입니다. 안타깝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신규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에는 전문 인재나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죠. 그래서 경제 성장이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유치해 지역의 다양한 사업 주체와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촉진하는 사회 인프라, 즉 스타트업 생태계의 구축이 필요하죠.
또 하나는 일본의 지자체나 민간사업자에 의한 스타트업 지원이 증가하고 있지만,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 못하고, 자율적·연속적으로 인재 및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것이 과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50개가 넘는 산관학금의 조직·단체가 모여 ‘오키나와 스타트업·에코시스템·컨소시엄(회장 오키나와현 지사)’을 설립하기도 했죠.
ISCO가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에 힘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ISCO 설립 시 구현해야 할 주요 기능 중 하나가 스타트업 육성·지원이었습니다. 오키나와는 동아시아의 중심부에 위치해 해외 진출의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도전 정신과 열정이 넘치는 IT기반의 스타트업에 기름을 부어준다면 충분히 해외에서도 통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지역에 큰 경제 효과를 일으킬 거예요.
오늘날의 스타트업은 큰 자본 없이도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기존 시장이나 산업에 큰 영향력을 미치죠. 그래서 ISCO가 대학이나 산업 지원 기관, 연구 기관 등과 협력해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오키나와의 로컬 스타트업이 국내·외로 뻗어 나가는 것도 목표로 삼고 있죠.
최근에는 국내·외의 스타트업 지원 기관과 네트워크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제주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 역시 그 일환이죠. 오키나와를 ‘스타트업 아일랜드’로서 브랜딩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6월 ISCO와 제주센터의 업무협약이 있었는데요, 업무협약의 이유와 배경은 무엇인가요?
제주센터와 ISCO의 업무 협약에 앞서 두 지역 간의 행정 교류가 먼저 이뤄졌죠. 6월 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8회 제주포럼’에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테루야 요시미 오키나와현 부지사가 만났고, 6월 20일에는 오키나와현에서 열린 ‘제10회 한일 문화 카라반’에 김희현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가 참석해 타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와 면담하며 양 지역 간 교류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에 호응해 ISCO와 제주센터의 업무협약도 맺어진 것이지요.
이처럼 여러 가지 배경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확장입니다. 두 지역의 스타트업 생태가 만나 혁신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양 기관의 업무협약 이후 구체적으로 진행된 성과는 무엇일까요?
본격적인 교류가 시작된 지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사이 정말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났어요. 우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산호 양식으로 바다 환경을 보호하며, 장애인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오키나와의 스타트업 ‘thankslab’이 지난 9월 제주도에 방문해 제주 바다 환경을 살펴보며 비즈니스 확장을 도모했고, 반대로 ResorTech EXPO 등에 제주센터의 보육기업이 참가했죠. 제주센터와 OIST(오키나와 과학기술연구원)의 교류도 이어졌으며, 제주센터가 주최한 제주도 투자 세미나에도 ISCO가 참석했습니다.
내년에도 계획된 것들이 많죠. 다가오는 2월에는 ISCO 상무가 제주센터에 방문할 예정이며, 5월에는 제주대학교 내 취업 세미나에도 ISCO가 참석하려고 합니다.
덕분에 제주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역시 늘어나고 있는데요, 인상 깊었던 제주의 스타트업이 있나요?
제주도의 스타트업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Resor Tech EXPO 2023 in Okinawa에도 여러 기업이 참여해 좋은 반응을 얻었죠. 최근에는 우주 지상국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텍(대표 이성희)이 눈에 띄었습니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우주산업 분야의 스타트업이 꾸준히 도전하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존경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IPO까지 갔으니 대단한 성과라도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제주라는 지역의 특성을 잘 활용한 귤메달(대표 양제현), 다자요(대표 남성준), 카카오패밀리(대표 김정아) 등 로컬 스타트업 역시 빼놓을 수 없죠.
한국의 스타트업이 일본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성공적 진출을 위해서 고려해야 할 것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느낀 한국의 비즈니스는 ‘빠르다’입니다. 결론을 빠르게 도출하죠. 반면 일본은 비즈니스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전개됩니다. 물론 어느 쪽이 좋고 나쁘다는 것은 없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잘 이해하고 인정하는 게 우선입니다.
또 제주 스타트업의 오키나와 진출은 후발 주자가 나오거나, 일본 본토로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오키나와를 시작으로 일본 전역에 진출하고 싶다면 ISCO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겠습니다.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함께 미래를 그려가 보는 게 어떨까요. 이미 오키나와에 진출한 케플릭스(대표 윤형준)와 제주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thankslab 같은 사례가 나오고 있으니 미래가 밝습니다.
지금처럼 ISCO와 제주센터가 활발한 교류를 통해 그려가고자 하는 미래는 무엇인가요?
첫 번째로는 올해 제주 스타트업이 ResorTech EXPO 2023에 참여한 것처럼, 제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오키나와 스타트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에요. 지난 9월에 열린 ‘스윜아일랜드’ 같은 행사에 참여하면 되면 기업 간의 교류도 활발해지겠죠.
두 번째는 인적 자원의 교류입니다. 제주센터와 함께 제주대학교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요, 학생들의 열정도 뜨겁더라고요. 앞으로는 제주대 학생이 오키나와에서 취업하거나, 반대로 오키나와의 학생이 제주도에서 일하는 게 활발해질 거예요. 우선 내년 5월 제주대학교에서 개최예정인 취업박람회가 기대됩니다. 이를 계기로 제주 젊은이들이 오키나와에서 활기차게 일하는 모습도 보고 싶어요. 저 같은 대머리 아저씨보다는 젊은 청년들이 더 멋진 것들을 이뤄낼 거예요. ‘Think globally, Act locally.’ 지역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글로벌하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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