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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pr 20. 2018

제주에 부는 혁신의 바람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요즘 핫한’ 제주의 중심에 서 있다. 제주의 청년들과 이주민들, 다양한 구성원들 간의 연결과 협업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긍정적 변화를 이끌 것이다.



지난 7년, 
변화의 기로에 선 제주


최근 몇 년간 제주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육지의 많은 사람들이 섬으로 이주함으로써 제주 인구가 지난 10년간 15%, 약 9만명 증가하였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 또한 매년 증가하여 10년 전에 비해 약 900만 명이나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0년 이전까지 제주는 유출인구가 유입인구보다 많은 전국의 지자체 중 하나였다. ‘사람이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이 나면 제주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듯이 제주 또한 대학진학, 구직 등으로 젊은이들이 타지로 빠져나가는 지역이었다. 

2010년부터 순유입 인구가 ‘플러스’로 돌아서게 되는데 무슨 바람이 불어 사람들이 제주로 몰리기 시작했을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라면 제주가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 때문 
일 것이고 이는 제주도민들이 오랜 세월동안 자연을 잘 지켜왔기 때문이다. 서울보다 3배가 큰 면적임에도 차로 몇 십 분을 이동하면 국내에서 제일 높은 명산인 한라산과 맑고 깨끗한 바다, 화산활동의 영향 
으로 생성된 오름 군락과 동굴, 겨울에도 푸르름을 자랑하는 농촌 들녘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육지의 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접근성, 아니 비행기로 몇 시간이면 중국의 상해와 일본의 도쿄, 
필리핀 마닐라 등 동아시아 주요 도시로 뻗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한 번 쯤은 2박 3일의 짧은 여행을 통해 제주를 경험하였다는 장점 또한 장거리 체류여행, 삶의 근거지를 옮기는 제주로의 이주를 가능하게 했다고 본다. 그렇다면 인구의 순유입이 증가된 지난 7년 동안 제주는 얼마나 변화 하였을까?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주택, 차량이 늘어나고 수도 및 전기, 소모품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당연하고 이에 따른 불편과 불만이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반면 다양한 사람들이 유입됨에 따라 지역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그들이 서로 연결되어 긍정적인 에너지로 변화하는 사례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연결을 통한 창조의 섬, 제주’라는 가치를 내걸고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난 3년 동안 촉매제의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즐거운 실험과 
새로운 연결의 시작


전국의 많은 창조경제혁신센터들처럼 제주센터 또한 대기업의 역량을 해당 지자체에 확산하고 새로운 창업모델을 만들자는 취지로 2015년에 조성되었다. 대부분의 대기업이 서울에 본사가 있는데 반해 카 
카오는 제주에 본사가 있다. 카카오의 전신이었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4년 16명의 선발대가 이주하기 시작했고, 2012년 4월 본사 이전을 마무리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역사회에 IT산업 발전, 일자리 확대 등 기여했지만 본격적인 지역창업,취업 생태계에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바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오픈이 계기가 되었다. 

한편, 제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기업이 참여해서 시작한 혁신센터이기도 하다. 제주 원물의 숨겨진 가치를 발굴하고 아름다운 자연 자체를 브랜딩해 오설록, 이니스프리를 성공시키는 등 제주와 함께 성장 
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제2센터(아모레퍼시픽 창조경제지원단, 단장 백석윤) 설립을 통해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하고 있다. 이렇게 제주의 대표적인 IT/콘텐츠, BT/6차산업 기업이 함께 함으로써 
제주의 혁신생태계는 풍성해지고 있다. 

2006년부터 제주와 인연을 이어왔으며 카카오의 전신인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서비스, 개발 본부장을 역임한 전정환 센터장은 첫 취임 인터뷰에서 “기존 도민, 문화 이민자, 이주 기업들을 연결하고 동아시 
아 혁신 허브들을 연결해서 문화와 IT가 결합된 창조생태계를 만들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개발자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한 특이한 이력의 전정환 센터장은 사람과 사람의 연결, 문화와 기술의 융합, 정보기술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주요 사업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데 2015년 7월에 오픈한 제주크래비티 사람도서관과 매년 11월 창의적 중력을 가진 사람들의 만남을 통해 영향력을 확산하는 ‘JEJU THE 
Cravity’, 센터 입주를 통해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연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간으로서의 ‘J-Space’, 다양성의 약한 연결(weak tie) 에서 혁신을 지향하는 ‘체류지원 프로그램’까지 모든 사업은 ‘연결’로 
통한다.



크래비터, 창의적 인재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J-Space’는 물리적 공간이면서 질적인 공간 혹은 프로그램이다. 서로 다른 주체들이 다른 이를 만나서 일으키게 될 융합 혹은 창조의 과정을 센터에서는 3개의 단어로 설명하고 있다. 
‘Connect’, ‘Community’, ‘Co-Creation’.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제주에 있는 인적 자원과 문화, 기술 등의 요소들을 서로 연결하여 새로운 협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센터의 역 
할인 것이다. 

센터가 제일 먼저 추진한 사업이 바로 ‘사람을 연결 connect’하는 사람도서관이다. 2015년 7월 오픈한 제주크래비티 사람도서관 (‘사람의 경험이 곧 하나의 책이다’라는 취지의 지역사회운동)을 통해 지역의 다양한 크래비터들을 발견하고 이들을 온라인 도서관에 등록시켰다. 제주 크래비터란 ‘제주의 창의적 중력을 가진 사람들 (jeju+creative+gravity+or)’을 의미하며 창의적인 사람들의 연결을 통해 더 큰 에너지를 제주 지역에 발산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2년이 지난 2017년 현재 약 542명의 크래비터들이 등록된 사람도서관으로 사람책을 읽는 이벤트를 통해 경험을 확산하고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제주에서의 사람도서관운영은 지난해 서귀포지역의 사회적경제 휴먼라이브러리 사업으로 이어지는 등 지역사회에 작은 변화를 이끌고 있다. 

새로운 사람을 발견하고 서로를 연결한 제주크래비티 사람도서관은 웹버젼인 위즈돔 사이트를 통해서도 전개되었지만 매년 11월 센터에서 전국의 다양한 크래비터들을 제주에 직접 초대하여 연결하는 ‘JEJU 
THE CRAVITY’이벤트를 통해 더욱 확장되었다. 2015년에 열린 첫 행사에는 제주 크래비터 9명의 경험과 노하우를 도내외 창작자, 디지털 노마드 등 300여명과 나누었다. 2016년에 열린 두 번째 행사는 참석자들이 해외로 확장되었다. 글로벌 컨퍼런스에 초청된 3명의 인사들은 태국과 베트남, 네덜란드의 코워킹 스페이스, 창업보육기관, 스타트업 관련 기관의 종사자로 제주 코워킹 스페이스의 가능성과 지역혁신의 미래에 대해 발제하였다. 이어진 스몰 컨퍼런스에서는 최근 스타트업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스타트업과 도덕’, ‘스타트업 생태계의 미디어 역할’, ‘제주 지역에서의 연결 가속화’에 대한 발표가 있었고, 요즘 지역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원도심 활성화’에 대한 발제도 진행되었다. 

둘째 날부터는 다양한 창업자들의 생생한 성장기와 성장통을 엿들을 수 있는 밋업, 지역의 숨겨진 곳곳을 탐방하며 창조적 주체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켰던 라운드트립 행사를 통해 흥미진진한 만남을 이 
어갔다.



연결하고 
창조에 이르기까지

혈연, 학연, 지연 등 끈끈한 연결이 강조되는 한국사회에서 약한 연결(weak tie)이 과연 스타트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 몇 번의 만남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초기에 어떤 이를 만나 
어떤 조언을 듣는가는 중요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홍보, 경영능력, 기술 등 다방면에서 자원이 부족하기에 사업아이디어를 발굴하여 가다듬고, 비슷한 여건의 기업들끼리 연계하여 공동의 판로를 모색하 
며, 성장을 위한 투자를 받는 등 시장진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사업초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015년 9월 센터에 입주한 1기 기업인 티엔디엔은 6개월간의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15년 12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정보, 맛집 큐레이팅 및 소상공인 
과의 소통 솔루션 앱을 제안하여 중국 상하이서 개최된 데모데이에 최종 우승하였고 2016년에는 서울시 관광분야 스타트업 공개 오디션에서 음식점 외국어 메뉴판 보급 프로젝트로 대상을 받으며 제주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제주

지난 7년간 제주는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 갑작스런 인구유입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있지만 사람들끼리 연결됨으로써 창출되는 다양한 가치와 이를 통한 지역의 긍정적인 변화는 제주사회를 좀 더 역동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전정환 센터장이 취임직후 “다양한 혁신 주체를 연결해 함께 호흡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융합이고 곧 연결이다”라고 밝혔다. 센터의 보이지 않는 노력에 보조를 맞춰, 최근에는 민간차원의 스타트업 협회가 발족 하는가 하면 페이스북내 공개그룹인 제주 IT 프리랜서 커뮤니티는 1,000명이 넘게 가입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최근 2년의 임기를 끝내고 다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센터장으로 
연임된 전정환 센터장은 ‘인재중심의 사업’을 통해 “제주의 창업 생태계 기반을 굳건히 다지고 이를 통해청년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연결을 통한 
창조의 섬 제주에서, 새로운 협업의 사례들과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확산될 것을 기대해 본다.





*본 게시글은 2017년 J-CONNECT 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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