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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Jul 20. 2015

10. 무지개 학교

더럭분교와 동복분교

#LoveWins


몇 주 전 미국에서 역사적인 대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일부 주 state에서 점진적으로 인정했지만 미국 연방 전체에 적용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바로 동성결혼 합법 판결입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각종 SNS의 프사가 무지개색으로 변했고 #LoveWins라는 해시태그가 넘쳐 났습니다. 무지개색은 성적 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상징합니다. 외국을 여행하다 보면 간혹 건물에 무지개깃발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동성애를 밝히거나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입니다. 저는 개인의 자유, 다양성 그리고 인권은 적극 지지하지만 동성애 이슈에 대해서는 아직은 조금 보수적인 입장입니다. 물론 지인 중에 이런 고민을 가졌다면 그의 선택은 지지해줄 것입니다. 어쨌든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서 제주에서 볼 수 있는 무지개 학교 (동성애 학교를 뜻하지 않음)를 소개합니다.


먼저 소개할 곳은 애월 하가리에 있는 더럭분교입니다. 이미 잘 알려진 곳이고 최근 주변에 카페 등의 위락시설도 많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런 시설의 증가가 그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더럭분교는 그저 시골의 작은 분교였지만 삼성에서 갤노트 광고를 찍기 위해서 학교 전역을 총천연색으로 칠해진 이후로 유명해졌습니다. 그래서 더럭분교라는 이름보다 아몰레드학교로 오히려 더 알려졌기도 합니다. 시작이 대기업의 자본이었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후에 시골의 작은 분교와 주변 마을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는 점은 다소 위안이 됩니다.

총 천연색으로 칠해진 더럭분교
무지개 수돗가
무지개 철봉 (지금은 철봉도 없어지고 놀이터가 모두 바뀜)
하가리는 최근 제주도 시골 중에서도 인구가 많이 늘어나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분교 건물을 증축했습니다.

더럭분교는 주변에는 연화지라는 7월에 연꽃이 피는 연못이 있고, 옛날 제주 초가와 집담이 잘 보존돼있습니다. 밭담을 보기 위해서는 제주의 동쪽 지역을, 집담을 보기 위해서는 서쪽 (하가리)를 가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리고 북으로 고내봉이라는 오름도 있어서 적당히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합니다. 최근 주변에 여러 카페도 생겼습니다. 물론 카페들이 하가리의 역사나 주변 경관, 그리고 하가리 주민들과의 제대로 조화를 못 이뤄서 여러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지금은 원만히 해결됐지만 하가리의 오랜 지명/지물과 연관된 상표권 분쟁 이슈로 한동안 시끄러웠기도 했습니다.

7월이면 연꽃이 활짝 피는 연화지는 하가리의 대표 볼거리입니다.
하가리에 있는 제주도의 초가

제주도의 동쪽에도 무지개 학교가 있습니다. 구좌 동복리에 있는 동복분교입니다. 동복리는 함덕서우봉해변과 김녕성세기해변 사이에 있습니다. 그래서 제주의 동쪽을 여행하면서 함덕을 거쳤다가 그냥 김녕이나 월정리로 그냥 지나쳐갑니다. 동복리는 겨우 해녀촌 식당 정도만 잘 알려졌습니다. 저도 동복리는 그저 경유하는 곳이었지, 관광 또는 사진을 찍기 위한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덜 알려졌고 작은 마을이지만 동복분교는 잠시 들렀다가 쉬어가도 좋습니다. 분교 밖에 보면 조금 특이한 팽나무도 한 그루 서있습니다. 동복분교는 더럭분교보다는 색깔이 옅습니다.

동복분교 전경
천연 잔디가 운동장에 깔려있는 동복분교

더럭분교나 동복분교가 제주도의 대표 관광지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면서 한 번 들러서 잠시 쉬어가기에는 좋은 곳입니다. 그리고 이제 유명한 곳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피곤하기만 합니다. 그러니 유명 관광지를 연결하는 곳곳에 숨은 조용하지만 아름다운 곳을 찾아보는 것도 제주 여행의 재미입니다.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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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http://bahnsville.tistory.com

M: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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