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뷰리풀 함덕
함덕서우봉해변
거긴 바가지가 너무 심한 것 같아요.
제주에 이주할 무렵 함덕해수욕장 얘기를 꺼내면 종종 듣던 소리가 바가지가 심하다는 거였습니다. 요즘은 자주 가다보니 심리적으로 별로 먼 곳같지 않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주변에 부대시설도 별로 없고 제주 도심에서 찾기에는 조금 먼 편에 속했습니다. 그렇기에 여름 한철 장사만 해야했던 상인들은 바가지를 많이 씌웠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흘러 주변에 부대시설도 정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전 바가지의 기억이 계속 남아있었나 봅니다. 이런 나쁜 평판에도 여전히 함덕서우봉해변을 찾는 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곳이 아름답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은 사시사철 많은 관광객들도 찾고, 주변 상인들의 자정 노력으로 바가지에 대한 악명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아래 지도 참조) 내비로 함덕해수욕장을 찾아가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바로 C 지점으로 이어집니다. C 지점이 메인 스팟이지만, 동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B에도 작은 해변이 있고 서우봉(A)이 해수욕장의 경계를 이룹니다. 사리현상 (그뭄이나 보름달에 달의 인력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심할 때)이 없는 시기에는 B와 C가 연결되어 넓은 해변을 이룹니다. 보통 함덕서우봉을 찾는 경우 B와 C 지점 사이의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뒤쪽 잔디밭에서 캠핑을 합니다. 그러나 저는 해수욕보다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 함덕을 종종 찾기 때문에 B와 C 지점보다는 오히려 서우봉 (A)이나 D 또는 E 지점을 더 좋아합니다. 특히 날씨가 화창한 날 E 지점에서 보는 서우봉해변이 끝내줍니다. 함덕을 찾아서 그냥 B/C에서 물놀이만 할 것이 아니라, 조금 옆으로 걸어가서 E 지점에서 바다를 감상해볼 것을 권합니다. 해수욕이 목적이 아닌 분들은 조천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거나 올레코스를 걷는 것도 좋습니다.
참고로, 제주 공항에서 서쪽으로 여행하면 이호테우해변, 곽지과물해변, 협재해변, 금릉해변, (남쪽으로 넘어가서) 하모해변, 사계해변, 화순해변, 중문색달해변 순으로 해수욕장이 이어지고, 반대편 동쪽으로 여행하면 삼양검은모래해변, 함덕서우봉해변, 김녕성세기해변, 월정리, 세화리, 종달리, (우도,) 표선 등으로 해변이 이어집니다.
함덕서우봉해변에서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 (B와 C 사이)
서우봉해변의 모래사장해변도 좋지만 잠시 서우봉 산책로를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서우봉을 넘어가는 올레코스도 있고, 서우봉을 둘러보는 둘레길도 있습니다. 일전에 갔을 때는 둘레길이 중간까지만 연결됐었는데, 완전히 둘러볼 수 있는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댓글에 도민들이 해안가로 내려가는 길을 뚫어놨다고..) 봄에 유채꽃도 피고 보리도 자라고 해서 경치가 좋습니다.
보리가 익어갈 무렵 서우봉에서 내려다보는 해변
바다와 서우봉 (D지점)
바다와 서우봉 (E지점)
사리현상이 없을 때 E 지점의 해변은 남국의 섬에 와있는 듯합니다.함덕서우봉해변에서 봄과 가을에 정기적으로 해변 배구대회 (Jeju Furey Beach Volleyball Tournament)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호테우해변에서 시작됐는데 몇 년 전부터 함덕으로 건너와서 정기적으로 개최합니다. 외국인들이 주축이 된 행사지만, 남녀 3명씩 총 6명이 팀을 꾸려서 미리 신청을 하면 아무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2013년 가을에 열린 배구대회마지막으로 함덕에는 '다래향'이라는 짬뽕전문점, '버드나무'라는 칼국수집 등의 식당이 유명하지만, 제가 함덕을 찾을 때마다 매번 가는 곳은 '알래스카인제주'라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입니다. (서울 명동과 제주 용담에 2, 3호점이 입점해있음) 2004년도에 미국에 잠시 있을 때 출석하던 교회에서 만났던 분이 점주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가면 필히 오리지널 아이스크림을 콘에 담아 먹어야 합니다. (녹차아이스크림도 있지만 이건 그냥 오설록티뮤지엄에서)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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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http://bahnsville.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