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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Jan 02. 2017

86. 해 뜨는 섬

일출봉이 보이는 풍경

일출봉에 올라서 일출을 본 적이 없다.


제주에 다양한 관광지가 개발됐지만 성산일출봉은 여전히 제주의 대표 관광지다. 제주를 처음 찾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찾아가는 곳이다. 제주에 내려온 후로 멀어서 자주는 못 가더라도 1년에 몇 차례는 일출봉으로 사진을 찍으러 간다. 그런데 정작 일출봉에 오른 것은 2009년도에 팀워크샵 때 오른 게 전부다. 2000년도 여행 와서 올랐던 기억은 있고, 어쩌면 2008년도에 한번 정도는 올랐는 것도 같은데 어쩐 일인지 남아있는 사진이 없다. 성산을 종종 찾아가지만 그냥 광치기해변이나 종달리 바다에서 일출봉을 보기만 하고 그냥 돌아오는 편이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서 입구에서 티켓팅을 하는 것(제주도민은 무료입장 가능)도 사실 좀 귀찮아서 굳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편이다.


살면서 일출을 본 횟수도 손에 꼽을만하지만 당연히 일출봉에 올라서 일출을 본 적이 없다. 10년을 넘게 포항에 살면서 호미곶에서 일출을 본 적도 없었으니, 많은 이들이 일부러 일출 명소로 찾아오는데 나는 근처에 살면서도 그 장소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듯하다. 사진을 많이 찍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아주 가끔 이른 새벽에 성산을 찾기도 했지만 일출봉에 오르지는 않았다. 그냥 광치기해변에서 일출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오히려 더 낫고, 또 한 시간을 걸려서 성산까지 찾아갔는데 정작 제대로 된 일출을 보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멋진 일출은 운이 좋거나 아니면 부지런함의 결실이다.


섭지코지, 광치기해변, 종달리 해변, 오름 등에 올라서 본 성산 일출봉의 모습을 담는다.

광치기해변에서 보는 일출 전의 모습
일출을 보는 것은 운에 따른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날씨를 확인하고 하늘의 별을 확인하고 길을 나서지만, 한 시간을 운전해서 간 성산에서 해를 보지 못하고 돌아온 적이 여러 번 있다. 제주가 작은 섬처럼 보이지만 날씨만큼은 제주와 서귀포가 다르고, 동쪽과 서쪽이 다르고, 한라산과 해안가가 다르다. 같은 날을 보내지만 누구는 하루 종일 비를 맞았다는 얘기를 듣고 또 누구는 비 구경도 못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섬 날씨가 그렇다.

다랑쉬오름에서 보는 일출 (HDR)

아끈다랑쉬오름과 은월봉 뒤로 성산일출봉과 떠오른 해가 보인다. 붉은 일출을 언제쯤 제대로 감상해볼 수 있으려나...

광치기해변에서 본 일출봉
광치기해변
일출봉 주차장에서 본 모습
일출봉의 동쪽
성산포 너머에서 본 일출봉
새해 첫해를 보겠다고 많은 이들이 몰려왔다
섭지코지에서 본 일출봉
섭지코지 지니어스로사이에서 본 일출봉
우도로 들어가는 배에서 본 일출봉
종달리해아가에서 본 일출봉과 우도
용눈이오름에 오르면 일출봉이 보인다.
지미오름에서 본 일출봉

T: http://bahnsville.tistory.com/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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