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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Sep 07. 2015

17. 물뫼골에 가면

수산저수지

제주도는 물이 귀하다.


사면이 바다인 섬에서 물이 귀하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입니다. '삼다수'가 제주도의 대표 특산품(?)인데, 제주도가 물이 귀하다고 말하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그러나 제주도는 물이 귀합니다. 비가 많이 내리더라도 바로 바다로 다 흘러들어가 버리거나 화산섬이라서 땅이 물을 잘 보관하지 못하고 다 흡수해버립니다. 그래서 북쪽으로 흐르는 대부분 하천은 비가 오지 않으면 말라있는 건천입니다. 다행히 해안가에 용천수가 흘러나와서 오랫동안 제주민들의 목을 축여줬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산간과 해안가의 난개발은 참 걱정입니다.)


그런 제주도 내륙에 저수지가 있습니다. 1100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최근에 식수 비축을 위해서 저수지들을 만들어놓기도 했지만, 오늘 소개할 곳은 꽤  오래전에 만들어둔 저수지입니다. 제주시에서 애조로를 타고 가다가 일주도로를 접하기 직전에 왼편으로 수산저수지가 있습니다. 처음에 우연히 찾아갔다가 이후에 계속 찾아가는 곳입니다. 인근에 광령저수지도 있지만 수산저수지만 못합니다.


벚꽃이 한참 피던 시기에 수산저수지를 처음 찾았는데, 당시에 느꼈던 몽환적인 분위기가 그리워서 여러 번 다시 찾지만 그때의 그 느낌을 다시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처음 방문에서 사진을 제대로 찍어두지 못한 것이 계속 미련이 남습니다. 그래서 몇 년에 걸쳐서 벚꽃이 피는 시기에 다시 찾지만 그때의 분위기를 얻지 못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 제주도의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 수산저수지 주변으로 여러 건물들이 들어와서 경관을 해치고 있어서 마음이 아픕니다.

남쪽에서 본 수산저수지와 수산봉
북쪽에서 보는 수산저수지와 뒤로 한라산이 보임
수산저수지 곰솔
건물 잔해만이 예전에 이곳이 유원지였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수산봉과 저수지 뚝은 올레16코스에 속합니다.

벚꽃 피는 시기의 몽환적 분위기를 다시 느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수산저수지를 계속 찾는 이유는 바로 해질녘의 일몰 때문입니다. 여름에는 해가 수산봉 뒤로 넘어가서 일몰을 감상하기에 적당하지 않습니다. 대신 가을부터 봄까지는 제주의 일몰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수산저수지 너머의 일몰
해질녘의 가을 억새
저수지에 반영된 노을
해질녘의 대나무숲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M: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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