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ication. Uncertainty in Ad Charge
페이스북은 왜 CPM을 기본 과금 방식으로 하려 하는가?
과금 방식 측면에서 온라인 광고의 발전 과정을 알아보려 한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처음 도입된 광고 상품 (또는 과금 방식)은 분명 CPT (Cost-Per-Time)이었을 거다. 매년 슈퍼볼 시즌을 즈음해서 어떤 회사가 중간 광고를 얼마에 구입했고 어떤 광고를 내보냈는지가 늘 회자된다. 슈퍼볼 광고에서 보듯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간에는 광고비가 증가하고 그렇지 않은 시간에는 광고비가 내려간다. 오랫동안 매체의 시간을 구입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렇기에 인터넷과 함께 등장한 온라인 광고도 한 시간이든 하루든 일주일이든 아니면 특정 이벤트 기간이든 매체에게 일정 금액을 제공하고 지면을 구입해서 자신의 광고를 내보냈다. 이렇게 시간 단위로 매체의 트래픽을 구입하는 방식이 CPT다. ** 편의를 위해서 타게팅 (유저의 속성)은 논외로 한다.
광고주 입장에서 이런 CPT의 가장 큰 문제는 계약한 기간 동안 몇 명이 방문하고 광고가 노출됐는지 (UV/PV)를 미리 가늠할 수 없다는 거다. 하루에 1,000만 명이 광고를 볼 걸로 예상하고 1억 원에 독점 계약을 했는데, 실제 방문자가 700만 명이면 30% 손해를 보는 셈이다. 역으로 1,500만 명이 접속해서 예상외의 이득을 얻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손해를 보는 데 민감하다. 700만 명이 접속하는 걸 알았더라면 그냥 7,000천만 원에 계약할 걸 그랬다는 식으로 미련이 남는다. 그래서 방문자 또는 광고 노출당으로 광고비를 지불하면 CPT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CPM (Cost-Per-Mille, 1,000번당 과금)이다. 이젠 예상 방문자 수를 예측할 필요 없이 실제 방문한 횟수로 광고비를 지불하면 된다. 신물 발행 부수에 따라서 광고비가 달라지는 것도 결국 CPM 개념이다.
사람은 하나를 가지면 다른 것도 가지고 싶어 진다. 1,000만 명이 보긴 했는데, 작은 배너에 간략히 적힌 내용만으로 내가 알리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자세한 정보는 광고주의 사이트 (랜딩 페이지)에 적혀있는데, 단순히 배너 광고를 노출시킨 것만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듯하다. 광고 노출만으론 여전히 불안하다. 단순히 광고가 사용자들에게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광고주의 사이트에 들어와서 활동해야지 실제 광고가 효과를 발휘한 거다. 그래서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광고비는 지불하는 CPC (Cost-Per-Click)이 등장했다. CPC는 처음 검색광고로 시작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광고 (DA)의 자연스러운 발전 과정의 산물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노출에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DA에서도 CPC를 수용한 셈이다.
브랜딩을 위한 광고라면 CPT나 CPM, 또는 CPC면 충분하다. 그런데 광고의 궁극적인 목적인 내가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거다. 광고를 통해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해서 트래픽은 늘었는데 아무도 물건을 구입하지 않으면 괜히 헛돈을 쓴 느낌이다. 이제 사용자들이 사이트에 접속해서 광고주의 제품을 구입하든 광고주의 사이트에 회원 가입하든 아니면 광고주의 모바일 앱을 설치하든 광고주가 원하는 액션 (전환)을 취할 때만 광고비를 지불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CPA (Cost-Per-Acquisition/Action)이 등장했다. 노출 회수나 방문 횟수와 무관하게 실제 구매/전환한 경우에만 돈을 지불하니 광고비를 제대로 사용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좀 더 욕심이 생긴다. 구매당 광고비가 5만 원이라고 하자. 사용자가 200만 원짜리 노트북을 구입하면 광고비가 아깝지 않은데, 3만 원짜리 마우스만 구입하면 광고비가 아깝다. 그래서 이젠 구매비용에 연동한 CPRS (Cost-Per-RevenueShare)에 이르렀다.
과금 방식에 따른 다양한 광고 상품이 등장한 것은 이런 광고주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하는 욕심에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매체의 시간을 독점하니 실제 사용자 수가 불확실하고, 매체의 사용자(노출)를 확보하니 실제 방문자 수가 불확실하고, 이제 트래픽 (방문)을 확보하니 전환이 걱정되고...
그런데 광고 플랫폼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광고 상품의 발전이 역으로 플랫폼의 매출에 불확실성을 더 부가하는 식이다. 그냥 하루 동안 1억의 광고비를 받고 CPT 계약을 맺으면 플랫폼은 '내일 1억을 번다' 식으로 깔끔하게 정리된다. CPM에서는 내일 방문자수를 미리 예측 (forecasting)해야지 내일 매출을 계산할 수 있다. 방문자 수를 예측하면서 불확실성이 더해진다. 다음으로 CPC가 되면서 이젠 누가 얼마나 클릭할지(CTR)를 예측해야지 매출을 계산할 수 있다. CPA로 넘어가면 누가 전환할지를 예측해야 하고, CPRS가 되면 누가 얼마짜리 제품을 구입할지도 예측해야 한다. 확률은 결국 불확실성이다. (실무자로서 말하자면) 그나마 학습할 데이터가 많은 클릭률 (CTR)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꽤 부정확하다.... 이건 광고 플랫폼을 더 잘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데, 그래서 광고 플랫폼은 과금 타입을 더 원시적인 형태로 가져가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