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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Nov 09. 2015

26. 신령한 숲길

사려니숲길 (조천 교래리)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단순하지만 '사려니'에서 그냥 이게 생각났다.)


2008년도에 제주도에 내려왔을 때는 이렇게 유명한 곳이 아니었는데... 물론 그 앞을 지나는 비자림로는 문근영 씨가 나온 GS 칼텍스 광고에 등장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중에 하나였지만, 지금처럼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그때는 사려니숲길 안으로 자동차를 타고 들어가서 물찻오름을 찾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입구의 주차장은 언제나 만차고 비자림로는 불법 주차된 차들로 넘쳐난다. 그래서 지금은 주차금지 구조물들이 볼품없이 비자림로를 채우고 있다. 제주가 무너지는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월정리해변과 비자림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다른 곳들을 돌다나닐 때도 그런 안타까운 감정을 많이 받는다.


예전에는 사려니숲길은 그저 물찻오름을 찾기 위한 통로였다. 물찻오름은 4~5km를 들어가야 해서 걸어가기는 좀 멀어서 그냥 차를 타고 들어갔던 곳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려니숲길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빈도가 증가하고 찾는 이들의 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입구는 늘 불법 주차된 차로 혼잡해졌고, 그냥 그 앞을 운전해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지금은 불법주차를 막고, 한라생태숲 주차장과 4.3평화공원 주차장에서 무료 셔틀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실어날라서 조금 길이 터였지만, 그래도 언제 사람들이 튀어나올지 몰라서 늘 조마조마하면서 운전하는 곳이다.


사려니숲길의 입구는 보통 사람들이 많이 찾는 516도로-비자림로에도 있지만, 반대편 남조로 (남원과 조천을 연결하는 도로)에도 있다. 비자림과 남조로 사이가 약 10km 정도이고, 사려니숲길 안 쪽에 물찻오름도 있고 (참고로, 물찻오름은 몇  년째 안식년이라서 출입금지다), 또 안으로 5km 정도 더 들어가면 사려니오름도 있다 (이 구간을 행사를 제외하고는 통제되는 구간임). 그리고 서귀포에서 바로 사려니오름으로 통하는 길도 있는데, 이곳은 미리 예약을 해야 들어가 볼 수 있다고 한다. 성판악 휴게소에서 통하는 길은 통제구간이니 시도하지 않는 게 좋다.


사려니 숲 앞으로 수없이 다녔지만, 안으로 들어가 본 것은 2008년도에 물찻오름에 가기 위해서 차를 타고 들어갔던 때와, 겨울에 비자림로에서 한번, 그리고 적다히 여름에 남조로에서 두 번 정도 들어갔던 것이 전부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걸어보지는 않았다. 사람들의 입에 수없이 '좋다'라는 이야기가 퍼졌지만, 조금만 걷다 보면 제주의 다른 숲길이나 휴양림과 큰 차이가 없다. 그냥 유명하니 한 번 쯤은 가보는 것이지, 너무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사려니숲길은 이미 꽤 유명해져서 조금 불평 위주로 글을 적었습니다.^^


처음 사진은 겨울에 비자림쪽 입구에서 들어가면서 찍은 사진이다.

겨울에 눈왔을 때 비자림로에서 사려니숲길을 걸었다.
눈덮인 개울가

아래 사진들은 남조로 입구에서 들어가면서 찍은 사진이다.

남조로 쪽은 조금 더 정리정돈된 느낌이다.
남조로쪽
남조로쪽

아래는 사려니숲길 주변의 다른 숲길, 물찻오름의 굼부리, 그리고 비자림로다.

비자림 입구에서 조금 더 교래리 쪽으로 가면 다른 입구가 있다. 제주의 가을은 좀 밋밋하다.
물찻오름... 2008년도에는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아서 제대로된 물찻오름 사진이 없다.
비자림로 (HDR)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M: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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