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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Nov 30. 2015

29. 봄날은 간다

한담해안산책로 (애월)

여전히 아름다운데...


매번 찾을 때마다 감탄하면서 매번 실망하고 돌아오는 곳이 있습니다. 애월과 곽지과물해변 사이의 해안가에 길게 놓인 산책로인 한담해안산책로입니다. 깨끗한 바다색에 매번 감탄하지만, 여행객들이 아무렇게나 버려둔 쓰레기에 눈살을 찌푸리곤 합니다. 드라마에 나왔던 카페, 예능에 나왔던 식당, 그리고 이제는 어느 유명 가수의 카페까지 더해져서 이곳은 사람으로 넘쳐나지만 그만큼 쉼에서 멀어집니다.


아름다운 자연이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은 저만의 욕심일까요? 한적해서 저녁 일몰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던 곳인데... 이제는 모두 과거의 기억에만 남아있습니다. 바닷물은 여전히 아름다운데 그곳을 찾는 인간들도 여전히 이기적입니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카페와 식당, 펜션들이 하나 둘 생겨나더니 이젠 그냥 특색 없는 광광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관광객들이 버려놓은 쓰레기, 대부분은 카페 음료수를 마시고 버린 플라스틱컵 무더기를 볼 때마다, 이 천해의 환경에 기생해서  먹고사는 카페나 식당 주인들이 이곳을 청소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쓰레기에 대한 환경세나 과태료를 물려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매번 합니다.


지금은 커피 프랜차이즈로 바뀐 장소에 예전에는 키친애월이라는 한적한 커피숍이 있었습니다. 그냥 풍광에 이끌려서 아무도 찾지 않던 그곳에 터를 잡았던 주인은 사람이 많이 찾음과 함께 그곳에서 밀려나게 됐습니다. 한동안 마을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서 장사를 계속했지만 그마저도 그만뒀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서울이나 부산 등에서 일어날 것같던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이 제주에서도 이젠 흔한 모습이 됐습니다.


이렇게 한담산책로에 관한 글을 적는 것 마저도 미안합니다. 혹시나 이 글 때문에 또 누군가가 더 찾아와서 이곳을 망쳐버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한담해안로를 찾는 분이라면 그냥 조용히 오셔서 감상하시고 또 깨끗이 떠나셨으면 합니다. 매년 변해가는 제주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 글제목 '봄날은 간다'에서 한담카페촌의 대표 업체 '봄날' 이후에 그곳의 고즈넉함이 사라진 것에 대한 씁쓸함의 표현입니다.

티피컬 한담
비양도가 보이는  풍경 (서쪽)
한담 카페촌 (동쪽)
GD 카페 앞 바다
산책로
햇살
별장이 어느새 카페가 됐다.
유채꽃 필 무렵
한담의 일몰
일몰 후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M: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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