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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제주담기

32. 철새들의 쉼터

하도리 철새도래지 (용목개와당)

by JejuGrapher

갈대 보러 갈래?


제주와 갈대는 조금 어울리지 않습니다. 보통 제주의 가을은 지천에 핀 억새로 유명합니다. 가을이 되면 산굼부리나 새별오름, 따라비오름 등 잘 알려진 관광지/오름들과 제주도 곳곳에 억새가 활짝 핍니다. 그렇게 제주는 억새의 땅입니다. 그런데 갈대가 자라는 곳이 있습니다.


성산에 놀러 가면 보통 북쪽 해안도로를 따라서 제주시로 돌아옵니다. 동쪽을 막 벗어나는 지점에 긴 다리가 있고 하도해변 안쪽으로 커다란 호수가 하나 있습니다. '용목개와당'이라 불리는 곳인데,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 겨울 철새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평소에는 늘 늦은 시간에 이곳을 그냥 지나쳐서 사진을 찍지 않고 '늘 나중에 사진 찍어야지'만 다짐했는데, 지난 봄에 한번 들렀다가 또 와야지 하며 찜해둔 곳입니다. 제주시에서 좀 멀리 떨어져있는 곳이라서 계절마다 찾아가서 사진을 많이 찍어두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특히 여름의 갈대밭 사진을 남겼어야 했는데, 내년 여름에 할 일이 생겼습니다.


이곳은 철새들이 찾는 곳이라서 방문 시에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찾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찾게 되더라도 단체로 몰려다니면서 시끄럽게 떠들거나 새들에게 가까이 접근하면 안 됩니다. 특히 AI가 발생하는 시기에는 접근을 자제해야 합니다. 아직은 인적이 드물지만 이곳도 제주의 다른 곳처럼 파괴될까봐서 걱정입니다. 이곳 말고도 성산 시내 근처로 갈대가 핀 곳들이 몇 곳 있습니다. 굳이 갈대 사진을 찍겠다면 그쪽으로 가시는 것을 권합니다. (섭지코지에서 성산일출봉으로 가는 도로 변이나 성산 시내의 내륙 안쪽 습지)


초봄에 찾았을 때는 날씨가 흐려서 사진도 많이 못 찍었고, 조류 인플루엔자 때문에 호수 안쪽으로 들어가보지 못 했습니다.

용목개와당과 호수물에 반영된 지미오름
갈대. 봄에는 그냥 억새인 줄 알았는데...
여름에 찾아갔을 때 (날씨가 흐림ㅠㅠ)

10월 마지막 날 다시 하도리를 찾았습니다. 그냥 세화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서 왔다가 하도리까지 드라이브했습니다. 봄에 왔을 때는 그냥 억새밭인 줄 알았는데, 철새도래지 주변에는 갈대가 무성히 자라고 있었습니다.

갈대가 자란 철새도래지
이미 많은 오리 등의 철새가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철새도래지 (해변도로/바다 방향)
봄에 갈대 사진을 찍었던 곳 (두번째 사진)
호수 안쪽으로 난 길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호수 안의 갈대 (HDR)
갈대와 바위
철새도래지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M: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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