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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Dec 30. 2015

S6. 겨울의 윗세오름

겨울의 윗세오름 어리목탐방로

지난 주말, 아니 크리스마스 새벽에 윗세오름에 올랐습니다. 제주도에서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눈 덮인 겨울산을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겨울은 예년과 많이 다릅니다. 기온이 평소보다 다소 높아서 눈도 많이 내리지 않았고, 눈이 내렸더라도 주말을 기다리는 동안 모두 녹아버립니다. 정상에서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을 거닐면 무릎 또는 허벅지까지 다리가 빠졌는데, 운 좋게 대설 다음날 산행을 한다면 모를까 올해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정상에는 기온이 낮기 때문에 안개/구름이 바로 나뭇가지에 결빙돼서 멋진 눈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개로 가시거리가 짧아서 확 펼쳐진 눈밭은 볼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가끔 빠른 구름이 지나면서 푸른 하늘이 살포시 보일 때의 경치는 끝내줍니다.

산행을 하면서 하늘을 우르러 보면 망상한 가지만 남긴 나뭇가지가 참 기묘합니다.
오르면서 기온이 내려가고 구름이 껴서 가지마다 눈꽃이 핍니다.
나무가지마다 눈꽃이 핍니다. (사제비동산)
예년같으면 완전히 눈으로 덮였을 등산로인데, 나뭇가지에만 얼음이 결빙돼있습니다.
바위에도 얼음이 얼어붙어있습니다.
풀잎도 마찬가지입니다.
윗세오름 휴게소의 방향표지판을 보면 마치 시베리아의 어느 동네에 온 것 같습니다.
구름이 잠시 걷혔을 때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눈이 참 아름답습니다.
구름이 잠시 걷힌 사이. (아이폰에서 과하게 편집한 것이라 실제와는 조금 다릅니다.^^)
백록담을 못 보고 내려오는 줄 알았는데, 눈이 잠시 걷혔을 때 백록담 형체를 확인했습니다. (왼쪽)
만세동산 전망대에서 만난 워리 (월-e)
잎사귀에 결빙된 얼음

예년과는 다르지만 겨울의 한라산은 언제나 특별합니다.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M: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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