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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우 Feb 12. 2023

잊혀짐을 기억하는 법

코코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의 사후세계가 있다. 그들의 사후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한국의 사후세계는 윤회와 심판이 그 세계를 지탱한다. 이 영화의 사후세계는 기억이 지탱하는 세계이다. 사후세계에 망자들이 살지만 기억되지 못하는 망자는 결국 영원한 잊혀짐으로 가게 된다. 망자들이 사후세계의 존재할 수 있는 힘이자 유일하게 이승으로의 발걸음이 가능한 시기가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죽은 자의 날'이다. 이 날은 마치 제사와 비슷한데 엄숙한 제사와는 다르게 보다 축제의 모습을 한 행사이다. 이승의 산 사람들이 저승의 죽은 사람들을 기억하는 날인만큼 저승의 망자들이 두 세계를 자유롭게 드나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은 기억되고 있는 이들에게만 가능한 특권이기도 하다. 


 영화는 그런 배경을 가지고 기억과 잊혀짐을 이야기한다. 죽음은 잊혀짐에 가장 첫 번째 단게이다. 더 이상 같이 있을 수 없고 볼 수 없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인 자극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로운 정보로 환기가 되지 않는 사람은 결국 기억에 끝으로 밀려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구엘의 가족은 그의 고조할머니로부터 시작해서 그녀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죽음이 잊혀짐으로 가게 만들지 않은 것이었다. 특히, 죽은 자의 날을 통해 그들을 기억하고 추모한다. 산 사람들이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죽음에 대한 추모 이것이 잊혀짐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이다. 이승에서 산 사람들의 추모가 없다면 결국 영원히 잊혀지게 된다. 이 영화에서 기억된다는 것은 단지 기록되는 것이 아닌 경험의 공유로부터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구엘의 가족들도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미구엘에게 들려주었다. 그들 경험의 공유인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내 생각을 계속 건드리는 부분은 우리는 왜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가였다. 영화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든 생각은 그 기억들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소중한 이유는 결국 잊히기 때문이다. 잊힐 수 있음을 알기에 기억들이 소중한 것이다. 살아생전 표정과 행동들이 기억을 타고 넘어올 때마다 다시 볼 수 없음을 인지하고 그러기에 더 잊지 않으려 한다. 그런 경험들은 기억하는 이들마다 다를 것이다. 영화 코코에서는 기억의 방법이 노래였다. 같이 노래를 불렀던 기억은 가사와 멜로디에 남아있어 마마 코코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저마다의 기억하는 방식이 다 다를 것 같다. 누군가는 음식일 수 있고 누군가는 스포츠일 수도 있겠다, 각자 소중했던 기억들을 토대로 기억을 할 것이다. 미구엘의 가족들은 죽은 자의 날에 노래를 통해 그 기억들을 공유한다. 영화 코코가 노래를 통해 죽음을 기억했듯이 나도 다양한 기억의 매개체를 통해 기억하고 싶다. 












글에 사용된 사진의 모든 저작권은 영화 제작사에 있으며, 네이버 영화의 스틸컷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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