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브런치북 이야기
지난 9월 24일, 25년이 100일 남았었습니다. 온라인 북클럽을 시작하는데 코치님이 묻습니다.
“백일 남았는데 뭐 하고 싶어요? 미진님?!!”
“책 쓰고 싶죠.”
0.1초도 생각하지 않고는 대답해 버렸습니다. 모임 하는 내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던가? 무슨 일인가? 내 마음에 그런 것이 있었던가? 싶었습니다.
어깨에 문제가 생겨 한의원을 다닌 지 2주째 나아지지 않고 통증이 더 심해진 상태에서 모니터 앞에 1시간 30분이나 앉아 있다 보니 몸이 지쳤습니다.
자리를 정리하고 내리 7시간을 자고 일어나서 갑자기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잠이 덜 깬 채.
뒤적뒤적, 클릭클릭.
23년도에 온라인 북클럽 코치님과 준비해 뒀던 브런치 작가신청서를 쓰고, 작가의 서랍에 넣어둔 글들을 열어보았습니다.
정리하고 다듬고, 다른 글은 뭐 있나 하며 컴퓨터에, 온라인 인증공간에 저장해 둔 여러 글들을 찾고 읽고 정하고. 1시간 정도 작업하여 작가신청서를 내고는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앉아 있는 것에 어깨에 무리가 되어 또 힘들었거든요. 다음날 일상을 살다가 오후 5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비몽사몽간에 신청했고 신청했던 것조차 꿈인가 생시인가 했는데... 꼭 이루고 싶던 간절함이었을까요? 작가선정이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왜 글이어야 하는지, 왜 쓰고 싶은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고 물었습니다.. 여전히 답은 없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답을 찾아가려 합니다. 남은 25년 동안 말입니다.
어디를 클릭해서 글을 써야 하는 건지 여전히 들락 날락입니다. 그럼에도 쓰고 싶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차근히 풀어가고 싶었습니다.
B로그를 2년 정도 매일 포스팅하던 때 들었던 생각은... 'B로그 마음에 들게 쓰는 글은 내 글이 아닌데...' 제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것이 누군가에게 보이는 글이라는 사실이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새로 시작한 인☆그램 피드는...'아, 이 사람은 왜 내 글에 좋아요를 남기는 걸까... 내 글을 읽고나 좋아요를 누르는 걸까... 불편하다.' 불편한 사람들의 선의가 필요하지 않아 종종 확인만 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고민들의 끝에 새로운 공간이 필요했고, 잠깐의 시도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과정을 만들어 가는 시간으로 브런치를 채우려고 합니다.
글을 두 개 쓰고 다시 브런치를 찾았는데, 브런치 광고에 홀딱 넘어가 버렸습니다.
10월 초 긴 연휴 동안 써서 10개의 글만 있으면 바로 응모가 가능하다는 말.
응모를 해본 적이 있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백일장, 경진대회 등 참여했던 기억은 있지만 '응모'를 해본 적이 없던 저에게는 신기하고 재미난 모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제로 브런치북을 만들고, 목차를 잡고 나니 뿌듯함이 가득 찼습니다.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함께 이야기할 사람이 있다면 2박 3일 밤새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림책 소개입니다.
책 속에서 제가 느낀 느낌을 함께 공유하고, 잠깐의 시간으로 그림책의 세계로 확장되는 기쁨을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응모에는 제가 사랑하는 그림책 15권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현재 12개의 원고를 썼고요. 3개를 더 쓴 후 마감을 할 예정입니다.
마감을 하고 나면 올해 100일 남았던 순간에 입으로 토해버린 제 소망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책 쓰고 싶죠."
감사하게도 브런치'북'이라는 이름으로 응모를 하는 것이니 저는 책을 한 권 마감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번 응모를 계기로 하고 싶었던 그림책 이야기를 시작했고 앞으로 더 많은 그림책을 소개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만난 그림책이 누군가의 상황에 맞는 그림책 소개이길 기도하면서요.
그림책 이야기와 더불어 식물과 제주, 필사 관련 이야기들도 적고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 중요한 부분들로 글을 채우고 있는 이 순간이 소중합니다. 글을 쓰고 싶다고, 책을 쓰고 싶다고 염원했던 저의 오랜 바람이 이루어지는 소중한 순간입니다.
저의 첫브런치북 '잠시, 그림책'에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다음 그림책이야기도 함께 해주시길 기도해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