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대부분의 대화를 인공지능과 나누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질문을 하면 곧바로 답을 내놓고 때로는 먼저 아이디어를 제안해 주기도 합니다. 그 답변이 제가 쓴 글보다 더 매끄럽고 논리적일 때면 ‘AI가 나보다 더 잘 배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작업을 AI에 맡기고 AI는 입력된 프롬프트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학습하며 점점 더 정교해지고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스스로 깊이 고민하거나 배움에 시간을 들이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의문도 떠오릅니다. 정말 AI가 사람보다 더 잘 '배운다'라고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저는 ‘배움이란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얻고 정답을 찾는 것만이 배움일까요? 우리는 알고 싶은 마음, 성장하고자 하는 열망 그리고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배웁니다.
그 과정에는 시행착오도 있고 때로는 좌절도 있으며 그로 인해 우리의 생각과 마음, 삶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내면의 변화는 단순한 지식 습득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AI의 학습은 기술적 진화이고 인간의 배움은 존재적 변화입니다.
우리는 질문을 던지고, 실패하고, 때로는 헤매면서 우리는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 갑니다. 이러한 생각의 흐름 속에서 지식은 생각이 되고 생각은 나만의 가치관과 삶의 방향으로 연결됩니다. 배움은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자신을 갱신하는 행위입니다.
효율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급류에 휩쓸리기보다 투입된 지식을 나만의 언어로 숙성하고 삶의 경험과 뒤섞어 내 생각과 결합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사고의 회로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배움’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