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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교사의 새로운 역할과 역량

데이터 시대, 교사는 무엇으로 교육하는가

by park j

오늘날 교육 현장은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으며 인공지능(AI)은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는 과거 교사가 직접 수업을 설계하고 과제를 채점하며 학생의 진도를 관리하던 역할은 점차 AI가 대신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미국의 일부 학교에서는 AI 튜터가 학생의 수준에 맞춰 학습 콘텐츠를 추천하고 자동으로 성취도를 평가해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AI가 이처럼 수업과 평가를 맡게 되는 시대에 인간 교사에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AI가 대신할 수 없는 교사의 핵심 역할은 학생의 학습 성과를 분석하고 그 의미를 맥락화하는 일입니다. 이제 인간 교사는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끌어내는 ‘교육적 분석가’가 되어야 합니다. 이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교사는 몇 가지 중요한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먼저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 능력이 필요합니다. 교사는 AI가 제공하는 학습 데이터, 예컨대 학생별 진도, 성취도 변화, 문제 해결 패턴 등을 읽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수치가 높고 낮음을 판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요인이 작용했는지를 분석하며 교육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통계적 사고와 기본적인 데이터 시각화 해석 능력은 필수적 요소가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비판적 사고와 맥락 이해 능력이 필요합니다. AI의 데이터 분석 결과는 어디까지나 기계적 패턴에 근거합니다. 그러나 학생의 성과 뒤에는 수치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정서적, 사회적 배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한 학생이 갑자기 성적이 떨어졌다면 그것이 단순한 이해 부족 때문인지, 가정환경의 변화 때문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교사는 데이터의 이면을 살피고 필요한 경우 새로운 가설을 세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의사소통과 피드백 역량이 중요합니다. 분석된 결과를 토대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학생의 자존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성장의 방향을 제시하는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맞춤형 피드백은 단순한 점수 이상의 의미를 학생에게 전달하며

학습 동기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세상에서 데이터 분석 역량은 교사뿐 아니라 거의 모든 직업에 요구될 것입니다. 하지만 교육의 영역에서는 데이터 분석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AI가 내놓는 숫자와 그래프에 인간적인 해석과 따뜻한 맥락을 더할 수 있는 교사가 있을 때 비로소 데이터가 교육적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인공지능이 수업을 맡는 시대에도 교사는 여전히 교육의 핵심으로 그 역할을 할 것입니다. 다만 그 역할이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자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가능성을 실현하도록 이끄는 역할로 확장될 것입니다. 교육적 데이터 분석가이자, 공감하는 피드백 제공자로서의 교사. 그것이 AI 시대에도 필요한 교사의 모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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