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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앓이 Mar 31. 2024

이별은 무섭다

너를 떠나보낸 지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네가 무지개 별을 건넌 지 한 달이 지났다. 시간이 이토록 빨리 지나가 버리다니 믿을 수가 없고 내가 또 이렇게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민망하다.


너를 묻은 자리에 엄마가 자꾸 가보자고 조르셨지만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뤘다. 사실 정말 바쁘기도 했고 이상하게 조금 망설여지더라.


예상에 없던 방문은 마침 근처 업체에 미팅이 잡혀 가게 될 일이 있어 성사되었다. 버터 가득 들어간 빵을 좋아하는 너였기에 급하게 카페에서 버터맛이 가장 강할 것 같은 것으로 골랐다. 


산짐승들이 행여 너의 무덤을 파헤치지는 않았을지 그곳에 가까워질수록 걱정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낙엽이 수북이 덮여있고 땅도 보송보송해서 한시름 놓였다. 사실 내가 그날 경황이 많이 없었는지 너를 묻었던 자리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다행히 함께 갔던 삼촌이 그 자리에 나무를 꽂아놓으셨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너를 잃어버릴 뻔했다. 


꼭지는 잘 있노라고 사진을 찍어 엄마에게 보내니 왜 목마르게 요구르트를 안 사갔냐고 하셨다. 아차 싶더라. 네가 매일 유산균과 함께 마시던 요구르트를 깜박하다니 역시 나는 조금 부족한 주인이지 싶다. 네가 가려운 구석을 다 챙겨주는 사람은 엄마였는데 너는 유독 엄마에게 반항을 많이 했더랬지. 


아직도 너의 사진을 보면 눈물이 난다. SNS에 추모 공간도 만들어보았는데 매일 사진 하나씩 올리고 글을 쓰며 콧물이 책상에 닿도록 운다. 나의 젊은 시절을 함께한 네가 가버리니 젊음 또한 끝난 것 같아 무섭다.

20년을 함께한 친구가 떠나니 나니 나는 외톨이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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