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접근성에 기대를 걸었지만
미국 시애틀 아마존(Amazon) 본사를 가면 1층에 CVS같은 편의점 형태의 상점을 볼 수 있다. 아마존고(Amazon Go)라고 불리우는 이 상점은 다른 상점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출입구 기기가 있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대고 상점에 진입한다. 더 놀라운 것은 물건을 구매한 후 계산하지 않고 바로 빠져나온다는 점이다. 그럼 계산은 어디에서 이루어질까?
바로 앞서 이야기 했던 스마트폰 안에서 미리 등록해 둔 신용카드로 결제가 이루어 진다. 따라서 줄서서 계산할 필요 없이 모든 계산 과정을 스마트폰에 맡겼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한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상품을 어떻게 취득하였는지 시스템에서 판단하는가 하는 점이다.
정확한 물건구매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바코드를 찍을까? 아니면 무언가 스마트폰에 물건을 인식을 시키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구매행위를 판단하는 것일까? 아마존이 배포한 영상에 따르면 센서기술(Sensor Technology)과 컴퓨터비전(Computer Vision Technology)를 활용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물건하단에 놓인 무게센서와 상단에 달린 카메라 영상을 합성하여 구매여부를 판단한다고 한다. 즉 정밀한 카메라로 물건을 취득하는 타이밍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고에 이런 정밀한 현장을 구경할 수 있을까?
내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을때 무인 기술은 더 발전 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첫번째로 무게 센서와 카메라 영상을 합성해서 판단한다면 어느정도 “정형화”된 틀에 물건이 담겨져 있을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10g 남짓 되어 보이는 과자가 여느 상점과 다름없이 어지럽게 놓여있는것을 보았을때 무게 센서보다 컴퓨터비전 기술이 생각보다 좀 더 정밀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카메라는 고객의 동선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어떤 물건을 집는지 “비정형화”된 행동을 파악한다는 점이다.
두번째, 동행자를 정확히 인식한다는 점이다. 선행자가 먼저 인식하고 들어 간 후 뒤에 동행자를 인식없이 입장 했다. 그리고 뒤에 따라온 동행자가 물건을 마구 집어 가지고 온 백팩에 물건을 집어 넣고 나왔다.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존고는 정확하게 첫번째 입장자와 그 뒤에 따라온 사람을 동행자로 인식하고 첫번째 사람에게 물건값을 지불하게 했다.
즉 카메라는 이 두명의 입장자가 일행임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무인”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키오스크(KIOSK)를 통해 주문을 받거나 결제를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존고가 그랬던것 처럼 한국의 편의점 업계에서도 무인화를 실험해보고 있다. 하지만 구매행동을 파악하는 지점에서 기술을 이용하기 보다는 손님의 노동력을 요구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계산대 직원이 없기 때문에 물건을 구매하고 바코드를 찍고 직접 카드를 넣어야 했고 맥도날드에서는 직원이 주문을 POS에 입력했다면 지금은 고객이 입력하고 계산까지 완료 한다. 무인이라기보다는 셀프서비스의 개념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http://www.earnews.org/news/articleView.html?idxno=297
우리는 이 기술 역시 장애 접근성 관점에서 볼 수 있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스마트폰에서 전부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만약 시각장애인이 방문한다면 물건을 잡는 즉시 어떤 물건을 들었는지 알수 있다. 바로 VoiceOver를 통해서 말이다. 내 행동이 디지털화 되어있기 때문에 아날로그적인 상황을 모두 감지하고 읽어 줄 수 있다.
그리고 계산대를 거치지 않는 것도 장점으로 들 수 있다. 계산대 물건을 놓는 행위, 카드를 넣거나 제거하는 행위 등 모두 시각장애인에게는 편하지 않다. 그러나 아마존고는 이 모든 상황을 건너뛸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제는 이 무인상점이 확장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주요지역에서는 이미 철수 했으며 시애틀, 뉴욕, 시카고, LA 정도에서 매장을 볼 수 있다. 공격적으로 상점 수를 늘리려고 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바깥 활동이 줄고 상대적으로 비싼 설치 비용과 유지비용때문에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계산하는 직원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물건을 채우거나 관리하는 직원이 필요하고 신기술에 대한 혁신의 강도는 높았지만 효율성에서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마존고는 사실 장애 접근성 기능의 오프라인 버전이라고 생각하고 그 많은 구매 과정을 기술로 커버했다는 점이 놀랍고 앞으로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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