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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Nov 14. 2023

소주韓잔 사케日잔-63: 우라카스미(浦霞)

한국무역협회 투고 : 예순세 번째 이야기

우라카스미 (浦霞, うらかすみ)

 - 미야기현 시오가마시(宮城県 塩竈市)

 - 12호 효모 발상지

 - 철저히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쥰마이긴죠의 시그니쳐 브랜드 '우라카스미 젠'

 - 물안개라는 뜻의 우라카스미. 




이번에는 미야기현의 사케를 소개하고자 한다.

역사나, 생활에 있어서는 소외받는 곳이 토호쿠(東北) 지방인데, 사케에 있어서는 말할 수 없는 성지 중의 성지다.

토호쿠 지방은 홋카이도 밑의 혼슈의 가장 북쪽인 총 6개의 현을 아우르는 말이다. 


우라카스미 다이긴죠 (浦霞 大吟醸)


덴슈(田酒)가 있는 아오모리현(青森県), 아라마사(新政)가 있는 아키타현(秋田県), 아카부(赤武)가 있는 이와테현(岩手県), 쥬욘다이(十四代)가 있는 야마가타현(山形県), 히로키(飛露喜)가 있는 후쿠시마현(福島県), 그리고 미야기현(宮城県)인데, 이 미야기현은 의외로 명주가 없을 듯하면서 상당히 많다. 


먼저 대중적인 이치노쿠라(一ノ蔵), 미야기현 1위를 놓고 다투는 미야칸바이(宮寒梅), 하쿠라쿠세이(伯楽星), 그리고 스미노에(墨廼江), 아베칸(阿部勘), 카츠야마(勝山), 켄콘이치(乾坤一), 하기노츠루(萩の鶴), 히타카미(日高見) 등이 있고, 그리고 그중에서 오늘은 우라카스미(浦霞)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야기현은 이 토호쿠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인 센다이(仙台)가 있는 곳으로 라쿠텐 이글스의 야구팀이 있는가 하면 인구도 100만이 넘는다. 


그 센다이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20킬로만 가면 시오가마(塩竃)라는 도시가 있는데, 이곳에 사우라(佐浦)라는 양조장이 있다. 


미야기현은 지역 특성상 냉해(冷害)가 많아서 쌀을 재배하기가 쉽지 않은 지역이었으나, 개발에 개발을 거듭해서 현재는 주조호적미 뿐만 아니라, 식용쌀도 사사니시키(ササニシキ), 히토메보레(ひとめぼれ) 같은 고급 쌀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시오가마시(塩竃市)에 있는 주식회사 사우라(佐浦)


우라카스미를 양조하는 사우라 가문(佐浦家)은 쿄토(京都)에서 넘어와 1724년에 창업했고, 원래는 시오가마시(塩竃市)에 있는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시오가마 신사(鹽竈神社)에 봉납하던 술인 오미키(御神酒)를 취급하던 주류 소매상이었다. 


우라카스미(浦霞)라는 브랜드는 9대째 당주인 사우라 모토(佐浦 茂登)가 쇼와 일왕(昭和天皇)에 술을 헌상한 것을 계기로 탄생했고, 1960년대에 전국적으로 우라카스미가 유명해지면서 폭발적인 판매가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1990년대에는 저알콜의 '하기노하쿠로'(萩の白露)를 론칭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우라카스미의 양조장이 시오가마(塩竃)라는 항구도시에 있는 만큼 스시나, 생선회를 기본으로 하는 일식과 아주 궁합이 잘 맞는다. 



우라카스미(浦霞)는 양조장 자체의 효모를 쓰는데, 이 효모가 상당히 안정적이며, 향기로운 맛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전문가들에게 인정을 받아 1986년에 일본양조협회에 '12호 효모'로 등록까지 되었다. 


최근에 소개한 마스미(真澄)는 7호 효모로 유명하고, 환상의 사케로 일컬어지는 아라마사(新政)는 6호 효모로 유명하며, 그 외에도 오리지널 효모를 등록한 곳은 기본적으로 명주를 만드는 명가라 생각하면 된다. 


양조장이 있는 시오가마에 가면 견학도 당연히 가능하고, '우라카스미 사케 갤러리' (浦霞酒ギャラリー)라고 있는데, 이곳은 양조장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사케를 비롯해서, 각종 주기(酒器)와 사케와 관련된 작품과 관련제품 등을 전시 및 판매를 하고 있다.


 

양조장 내부 전시물



우라카스미는 스페인과 프랑스 등 해외에 상당히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우라카스미 젠' (浦霞禅)이다. 


'우라카스미 젠'은 처음 개발될 때부터 프랑스에 수출을 목적으로 개발된 라인업인데, 이 라벨에 적힌 글자는 쿄토(京都)에 있는 묘신지(妙心寺)라는 절의 스님의 서체를 기본으로 한 것이고, 그 라벨에 그려진 후덕한 스님은 포대(布袋)라는 중국 후량의 선승()으로서 미륵보살의 화신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일본에서는 '호테이'라고 읽으며 칠복신(七福神)의 한 명으로서 추앙받고 있다. 


우라카스미의 가장 대표적인 플래그쉽 사케로 부드러운 긴죠향에 감미롭고 담려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1994년에 히가시마츠시마시(東松島市)에 현대식 제2의 양조장인 야모토 쿠라(矢本蔵)가 생겼으나, '우라카스미 젠'은 여전히 기존의 고전적인 양조장에서 빚어지고 있다. 


칠복신(七福神)의 호테이(布袋)가 모델인 우라카스미 젠 (浦霞 禅)



우라카스미(浦霞)라는 브랜드의 유래는 카마쿠라 막부의 쇼군이었던 '미나모토노 사네토모'(源実朝)가 지은 시오가마의 노래(塩竈の歌) 중 봄의 노래(春の歌)에서 우라(浦)와 카스미(霞)를 따온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우라(浦)는 우리말로 '포'로 읽히는데, 마포 삼천포 구룡포에도 쓰이듯이 물가를 말하고, 카스미(霞)는 '노을 하'라고 하지만, 안개를 의미하기도 한다. 


즉, 우라카스미는 '물안개'의 의미를 지닌다고 보면 될 것이다. 


현재의 우라카스미의 사장은 사우라 코이치(佐浦弘一)로 13대째에 해당하고, 양조장이 있는 시오가마(塩竃)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1962년생으로 2001년에 취임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우라카스미를 양조하는 사우라(佐浦)는 2018년 현재 전국신주감평회(全国新酒鑑評会)에서 금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양조장으로 등록이 되어 있을 정도로 실력과 맛이 뛰어나다. 


양조장이 매립지여서 우물이 없는 관계로 5킬로 정도 떨어진 마츠시마(松島)에서 물을 운반해서 사용하고 있고, 옛 양조장에는 열을 식혀주는 방랭기(放冷機) 정도만 현대식 기계이라, 대부분 수작업으로 양조를 하고 있다. 


쥰마이긴죠 우라카스미 No. 12 (純米吟醸 浦霞 No.12)


참고로, 아라마사(新政)의 'No. 6'의 인기에 착안했는지, 최근의 트렌드와 '협회 12호' 효모 발상지임을 어필하여  쥰마이다이긴죠 우라카스미 No. 12 (純米大吟醸 浦霞No.12)를 론칭했다. 


쌀은 야마다니시키(山田錦)를 사용했고, 정미비율은 45%이며, 당연히 12호 효모를 쓴 수량 한정판이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사케다. 


'우라카스미 사케 갤러리' (浦霞酒ギャラリー) 내부


그리고 미야기현은 아키타현의 'NEXT5'에 대항해 만든 다테세븐(DATE7)을 빼놓고 넘어갈 수가 없다. 

미야기현의 7개의 양조장에 의한 공동양조 프로젝트인데, 같은 쌀과 정미비율을 서로 경쟁하는데 매년 테마가 바뀌며, 상호 연구개발에 정진하는 선의의 경쟁 프로젝트다. 


하기의 사진에도 나오지만, 우라카스미(浦霞) STYLE과 코가네사와(黄金澤) STYLE이 있는 것처럼 서로 경쟁하는데, SEASON2, EPISODE1 등이 있고 또 판매는 스미노에 주조(墨廼江酒造)에서 하는 등 초보자가 알기에는 다소 그 내용은 어렵고, 그냥 미야기현 우수 양조장이 모여서 만든 공동 프로젝트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참고로, '다테'는 미야기현의 전국시대의 명장 '다테 마사무네'(伊達政宗)의 성을 딴 것으로 다테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미야기현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테세븐 우라카스미 스타일 - 스미노에주조 판매 버전




의외로 슈퍼나 편의점에서 눈에 띌 정도로 우라카스미는 그렇게 만나기가 어려운 사케는 아니다. 

그럴수록 더욱 알아둘 필요가 있고, 주위에 썰 풀기에도 유용하지 않을까 해서 이번에 다뤄본 점도 있다. 


일본의 3대 절경인 마츠시마(松島)를 가보는 길에 들러보는 것도 추천하고, 바로 이 양조장 근처에 아베캉(阿部勘)이라는 또 다른 명주도 있어서 함께 견학을 해보는 것도 추천해 본다. 


미야기현 이즈누마(伊豆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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