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로, 월드컵로, 포은로...
2023.4.9
어쩌면 올해의 가장 완벽했던 봄날.
#망원동 #골목산책 #김민철작가 #작업책방씀
망원동 골목은 주차 편의가 썩 좋은 동네는 못 되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공유주차장이라는 존재가 있으니까.
아직 사람들이 몰리기 전의 주말 오전에 골목을 기웃거리면서 정처 없이 산책하는 걸 좋아하지만, 그래도 ‘그 동네’까지 찾아갔다가 또 귀가하는 데에는 역시나 차로 다니는 편을 선호한다는 아이러니.
뭐, 든든한 사적 공간 겸 이동형 창고 덕분에 책을 많이 사도 끄떡없었어 :)
책을 잔뜩 샀던 이유는 (별도의 글로도 올렸던) 김민철 작가님이 일일 책방지기를 하는 작업책방 씀에 작정하고 찾아갔기 때문이다. 작가가 좋아서 달려간 건데, 또 그 공간이 마음에 들고, 그 책방이 좋아진 건데 주변 골목의 다양한 책방들에 눈길이 가고, 이렇게 작은 세계가 들썩들썩 조금씩 넓어진다.
독립서점은 들어갈 때마다 결코 빈 손으로 나오게 되지 않아서 가끔은 위험할 정도야. 더 사기 전에 이미 집에 들인 책들부터 읽어야 하는데. 늘 그렇지만 읽는 눈보다 결제하는 손이 빠르니까(...)
마포구, 골목, 작은 책방... 하니까 떠오르는 것. 요즘 내 초유의 관심사는 ‘어랏 오브 동네책방 페스타’ 인스타그램 계정이다. 마포구 인근의 작은 책방들을 하나씩 심층 소개하면서 5-6월에 걸친 북페스타를 한다는데, 와, 진짜 너무 신난다. 이번 축제 기간이 아니라 해도 동네책방들 다 도장 깨기 해봐야지 :)
@alot.of.bookfesta
안녕, 망원동.
안녕, 나.
이 날의 작업실은 여기. 이름도 사적인 Personal Coffee.
그렇다. 정처 없이 걸어 다니다가 가게 이름 때문에 끌려서 아무런 정보도 생각도 없이 들어간 곳.
전원이 있는 창가 자리가 있었으며, 1.5층이어서 글 쓰다가도 창 밖 풍경을 멍하니 내려다보기 좋은, 멋진 공간이었다.
이런 커피 모먼트는 잊을 수 없지 :)
사실, OO리단길, OO로수길, 같은 워너비 트렌디 골목 별칭들은 무지성 대량 재생산 같아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재미로 그렇게 부르는 것까지야 어쩔 수 없다지만, 이제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의 지도에도 ‘망리단길’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휴)
둘 다 동그란 간판인데 느낌이 참 다르고만.
프렌치 비스트로 장화 신은 고양이가 업종을 소폭 변경해서 ‘락사’로 운영한다는 말은 들었는데 폰트 느낌이 꽤나 투박하네. 예전에는 저 동그라미 안에 고양이 얼굴이 있었지 아마.
그리고 저 식당의 볶음밥 간판 뭔데요... 심지어 이것만 보고서는 상호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는데 다행히 저 도로명 주소가 있어서 검색해서 추적해 냈다. (만두란챠오... 라고 한다) 샤오롱바오가 메인 메뉴인 것 같은데 간판 비주얼은 왜 볶음밥이며, 사진은 누가 찍어서 왜 저렇게 디자인한 것이며... 이쯤 되면 반쯤 웃기고 반쯤 궁금해서라도 한 번은 가봐야 하는 거 아닐까 싶다.
완벽한 봄날의 산책을 안겨줘서 고마웠어.
동교로, 월드컵로, 포은로... 이런 길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동네 이름으로 부르고 싶은 망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