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에게는 아직 어려운 '틱톡'적 사고방식 · by Jenna Joo
K-beauty, translated for America - 미국에서 K뷰티 브랜드의 미국 진출 전략을 분석합니다.
2021년을 기점으로 미국 K뷰티 시장은 구조적으로 달라졌다. 틱톡이 그 경계선이다.
전과 후는 단순히 플랫폼이 바뀐 것이 아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발견하고, 신뢰하고, 구매하는 방식 전체가
바뀌었다. 대부분의 K뷰티 브랜드는 이 변화를 절반만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예산을 쏟아부어도 시장이 열리지 않는다.
2020년까지 미국에서 K뷰티가 퍼지는 경로는 단순했다.
유튜브 뷰티 유튜버의 리뷰 영상 → 블로그와 뷰티 미디어 기사 → 세포라 입점 → 주류 소비자 확산.
이 경로의 핵심 동력은 '권위'였다. 팔로워가 높은 유튜버가 성분을 설명하고, 비포/애프터를 보여주고,
왜 이 제품이 다른지를 설득하면 소비자가 움직였다. 브랜드는 이 구조에 맞춰 움직였다.
PR 박스를 대형 유튜버에게 보내고, 협찬 계약을 맺고, 미국 오프라인 채널 입점을 목표로 삼았다.
첫째, 속도.
유튜브 리뷰는 10~20분짜리 콘텐츠였다. 틱톡은 15초에서 60초. 소비자가 제품을 알게 되는 시간이 극적으로 짧아졌다. 이것은 단순히 영상이 짧아진 것이 아니다. 설득의 언어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60초 안에 성분을 설명하고 비포/애프터를 보여주고 구매 이유를 설득할 수 없다. 대신 "보여주기"만 가능하다. 이 텍스처를 봐라. 이게 SPF50이라고. 손에 올려놓으면 이렇게 스며든다. 보는 순간 "나도 써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거나, 생기지 않거나. 그게 전부다.
둘째, 알고리즘의 구조.
유튜브는 구독 기반이다. 내가 팔로우하는 채널의 콘텐츠가 나에게 온다. 이 구조에서는 팔로워 수가 곧 도달이다. 틱톡은 다르다. 팔로워가 0명인 계정의 영상도 수백만 명에게 도달할 수 있다. 알고리즘이 각 영상을 개별적으로 평가하고 완료율, 공유율, 반복 재생률을 기준으로 노출을 결정한다. 이것은 시장 진입 방식 자체를 바꾼다. 브랜드 인지도 없이도, 마케팅 예산 없이도 제품 하나가 터질 수 있다.
셋째, 소비자와 콘텐츠의 역할 역전.
유튜브 시대에는 브랜드가 말하고 소비자가 들었다. 틱톡에서는 소비자가 말하고 다른 소비자가 따른다. 브랜드 공식 계정의 콘텐츠보다 일반 소비자의 "솔직한 리뷰"가 더 강력한 이유가 여기 있다. 완성도 낮은 핸드헬드 영상이 스튜디오에서 찍은 광고보다 더 많이 팔리는 시대가 됐다.
2022년 COSRX의 Advanced Snail 96 Mucin Power Essence가 틱톡에서 오가닉 바이럴됐다. 피부과 전문의 출신 인플루언서 @caressmd가 올린 영상이 수백만 뷰를 기록하며 연쇄 반응을 만들었다.
결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2022년 블랙프라이데이 아마존 이벤트에서 24시간 내 완판, 이후 Amazon 뷰티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1위, 그리고 제품 생산을 따라가지 못해 재고 부족 사태까지 발생했다.¹
COSRX가 한 것은 단순했다. 인플루언서에게 제품을 증정했다. 광고 집행이 아니었다. 스크립트를 준 것도 아니었다. "우리 제품을 경험해보세요"가 전부였다. 나머지는 제품 자체와 알고리즘이 했다. 달팽이 점액이라는 독특한 성분, 투명한 젤 텍스처가 영상으로 만들어지기 쉬운 제품이었다. 보는 사람이 "저게 뭐지?"라고 멈추게 만드는 비주얼이 있었다.
이것이 틱톡 시대의 히어로 제품이 가져야 할 조건이다. 설명하지 않아도 영상에서 스스로 말하는 제품.
2023년 미국에 정식 출시된 틱톡샵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영상을 보면서 앱 안에서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 세포라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아마존 리뷰를 읽으러 갈 필요도 없다. 발견과 구매 사이의 마찰이 거의 사라진다.
이 구조는 K뷰티에 구조적으로 유리하다. 즉각적인 시각적 효과가 있는 카테고리 — 텍스처, 발림성, 바르는 순간의 피부 변화 — 가 K뷰티의 강점이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미국 틱톡샵에서 뷰티 카테고리는 전체 GMV의 약 21%를 차지하며 카테고리 1위였다.²
Beauty of Joseon의 창업자 Sumin Lee는 처음 틱톡샵을 시작한 이유가 무허가 재판매업자로부터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방어적 목적이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미국 최대 판매 채널 중 하나가 됐다.³ 전략적 의도가 아니라 구조가 만든 결과였다.
80%이상 한국 브랜드의 틱톡 전략은 아직 과거에 있다. 한국인들의 완벽주의는 틱톡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공식 계정을 만들고, 제품 설명 영상을 올리고, 자막을 달고, 때로는 구매 링크를 삽입한다. 메인 계정은 예쁘고 완벽해야 한다는 착각. 실험적이거나 퀄리티가 낮은 소비자 콘텐츠는 서브로 돌리면서 정작 메인 페이지는 100% 활용하지 못한다. 틱톡 알고리즘은 계정의 팔로워 수보다 개별 영상의 완료율과 공유율을 더 중요하게 본다. 아무리 완성도 높은 브랜드 영상도 "광고처럼 보이면" 완료율이 낮아진다.
이제 미국 소비자들은 틱톡 알고리즘의 흐름에 따라 브랜드를 인식한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의 머리에서 나온 완벽한 기획안이 메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완벽하지 않아서 진짜처럼 보이는 영상이 주류가 되었다, 이것이 틱톡이 바꾼 성공 방정식.
마이크로 크리에이터 10명에게 제품을 제공하고 자유롭게 찍게 하는 것이,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브랜드 영상 하나보다 결과가 좋은 이유가 여기 있다.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길 원한다면 이것을 서브가 아닌 메인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성분인데 왜 다른 가격에 팔리는가"를 분석한다. 포지셔닝만으로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는 구조, 그리고 K뷰티 브랜드가 아직 점유하지 못한 포지셔닝 공백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룬다.
한국에서는 알 수 없는 미국 현지 인사이트를 계속해서 보길 원한다면 팔로우
참고 자료
¹ dot.LA. (2023, May). "How TikTok Influencers Made COSRX Snail 96 Serum a Viral Hit."
² Dataslayer. (2025). TikTok Shop Analytics 2025. dataslayer.ai
³ Glossy. (2024, December). "Sumin Lee on why Beauty of Joseon is blowing up in the US before its native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