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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주희 May 09. 2020

호텔

'16 & '20 생각의 변화 


'16. 로비 : 대형 호텔의 변화    


 16년 학부에서 수업으로 호텔 설계를 하는 동안 스케일이 큰 호텔에서 필요한 부분을 살펴보게 되었다. 먼저 서울 신라호텔을 찾아가 분석을 해보았다. 신라호텔의 건축적 출입구는 언덕에 위치해있으며, 위엄 있는 한옥으로 시작된다. 건축적 배치와 주변 사이트를 통해 내, 외국인 모두 이곳이 한국을 대표하는 호텔이라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로비의 넓은 입구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메인홀에 서 있게 된다. 메인홀은 인포메이션 쪽으로 가는 방향과 계단으로 가는 방향으로 나누어진다. 메인홀에서는 외국인 고객을 위한 안내원들이 있고, 2층 연회장으로 향하는 사람들과 체크인, 체크아웃을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 붐빈다. 문을 기준으로 오른편에 300mm 정도(계단 2칸) 단을 높여 대기공간을 할애하였다. 이용객은 보통 대기공간에서 20분에서 40분가량을 휴대폰을 보며 보낸다. 대기공간에 원형으로 앉는 가구 배치가 아닌 다른 배치가 이루어졌다면 또 다른 행태들이 보였을 것이다. 호텔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대기공간 너머에는 라이브러리와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다. 카페의 톤 앤 매너는 로비와 라이브러리로 연결되어 대기를 오래 하던 사람들이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서울 신라호텔의 로비, 라이브러리, 카페


 서울 신라호텔과 비교하여, 근처에 위치한 반얀트리 호텔은 고객의 편의에 따라 로비가 2곳이 있다. 객실로 향할 수 있는 로비 1에는 인포메이션과 출입구의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워 당황스러웠다. 대기공간도 로비 옆에 의자 세 개가 전부이며 벨보이들이 가깝게 위치하여 신라호텔의 로비에 비해 상당히 작은 규모의 로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객실 시설보다 부대시설에 중점을 두다 보니 로비의 규모와 디자인을 최소화시킨 것 같았다. 공간의 의도처럼 앉아서 대기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부대시설 쪽 로비는 휴게 공간이 따로 있고 규모도 컸다. 부대시설에는 풀과 골프 등이 있었는데 대기 공간에서 머무는 사람들은 동행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10분도 채 머물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른 사례로, 제주 하얏트호텔은 로비가 굉장히 크고 화려하다. 로비에서 객실 입구들이 전부 보이는 돔 형태로 카페 겸 레스토랑이 정중앙 수면 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용객들은 이 모습을 보자마자 감탄을 한다. 그리곤 가까운 인포메이션을 가거나 카페 주위를 한 바퀴 돈다. 기다리는 고객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를 넓혀주는 곳이다. 즉,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여 전통적 로비의 기능 이외에 다른 기능들을 조금씩 추가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설계를 하며 규모가 작은 로비를 하다 보니 형태가 간소화되고 호텔의 분위기만 보여주게 되는 것 같다. 기능을 추가한 호텔은 어떤 모습일까.(16년 글 발췌)



'20. 로비 : 디자인 호텔의 발전


 현재의 호텔은 대형 호텔부터 소규모 디자인 호텔까지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호텔은 기능과 디자인을 강조한 내부성이 증대하고 도심으로부터 접근을 촉진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능의 복합화를 통하여 퓨전 형태로 발전되었다. 그 기능과 목적에 따라 현재 호텔의 유형은 테마형 전문 큐레이션 공간, 지역연계 및 공유형, 몰링(Malling) 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테마형 전문 큐레이션 공간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프로그램 욕구에 따라 여러 가지 체험 기능들이 유기적으로 복합될 수 있도록 테마를 설정하거나, 프로그램과 동선을 구성하고, 체험 관련 전문공간을 마련하는 등 능동적이고 입체적인 운영전략에 따른 호텔이다. 따라서, 이는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색다르고 차별화된 체험을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독서를 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츠타야 북아파트먼트


 지역연계 및 공유형 호텔은 호텔 이용객뿐만 아니라 지역에 들어선 호텔로 인해 지역민들의 삶에 변화가 나타나고 자발적으로 호텔의 다양한 기획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통적 방식의 주출입구 및 로비와 다르게 건물을 드러내기보다 기능적으로 구성되고 지역의 다양한 가용 자원들을 활용함으로써 호텔 내에 한정된 부대시설을 확장하고 지역 전체가 호텔의 영역으로 인식하게 하고 그 지역에 결여되어 있는 프로그램들을 추가하여 지역민과 호텔 이용객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한다.


지역시장이 열리는 제주 플레이스캠프


 몰링(Malling) 형은 이러한 시장성을 반영하고 기존 호텔 다이닝과 차별화하여 전형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나 술과 미식, 문화가 어우러진 개성 가득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호텔 다이닝과 바는 이용객뿐만 아니라 외부 잠재고객을 끌어들이기에 용이한 장소이며 호텔의 정체성을 강조할 수 있고 문화 교류의 장소로서 개방적일 뿐만 아니라 트렌드를 앞 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저층부에 쇼핑몰이 있는 라이즈오토그래프 컬렉션

 

 앞 서 살펴본 호텔의 변화를 통해 현대의 호텔은 기존의 숙박 목적의 공간 개념에서 벗어나 해당 도시 속에서의 ‘하루’라는 시간을 체험하기 위한 공간으로, 이용객과 도시민들과의 문화의 장이며 문화 총체적 공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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