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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Oct 02. 2021

연간장과 타마리 간장을 아시나요?

요리 기본기 1. 일본의 간장에 대한 이야기

이번 장에서는 일본요리를 시작함에 있어 꼭 갖추어야 할 조미료들을 소개합니다. 요리책마다 조미료 명칭을 다르게 번역하는 경우가 많아서 제대로 책을 따라 요리하기 위해서는 조미료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장에서는 기본적인 조미료인 간장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양조방식으로 제조하는 일본간장은
색과 염도, 원재료에 따라서 여러 종류로 나뉩니다.

① 진간장 (濃口醤油/고이쿠치 쇼유)

일반적으로 간장이라고 하면 진간장을 말합니다. 요리책에 따로 표기가 되지 않고 간장으로 표기된 요리에는 진간장을 사용하면 되는데요, 염분은 18% 정도로 색이 진하고 향이 좋은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양조간장으로 대체해 사용해도 큰 무리 없이 요리가 가능합니다. 반대로 일본의 진간장을 한식 요리에 사용 가능해요.

② 연간장 (薄口醤油/우스쿠치 쇼유)

연간장은 일본요리에서 사용되는 특색 있는 간장이라 보시면 됩니다. 제조공정은 진간장과 같지만 옅은 색을 내기 위해 철분이 적은 물을 사용해 만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염분은 진간장보다 2% 정도 높으며 색이 옅고 맛, 향기 모두 담백하므로 재료 본연의 색과 맛을 살리는 요리에 적합합니다.

진간장과는 달리, 연간장을 대체할 한식 조미료는 없습니다. 연간장을 국간장이라고 번역하는 책들이 있지만, 이는 한식 국간장과 같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일본요리에서 연간장은 요리 색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국물요리에 자주 활용되므로 그렇게 번역한 것으로 보이나, 제조 방법이 달라 맛과 향에 차이가 있습니다.

번역된 일본 요리책들에서 연간장을 옅은 색 간장, 옅은 맛 간장, 연간장, 우스쿠치 쇼유, 국간장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므로, 이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겠죠.

참고로 일본 요리책을 고를 때, 차완무시(일본식 달걀찜) 페이지를 펼쳐 보면 이 책에서 연간장을 어떻게 번역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차완무시는 연간장만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요리로, 연간장을 사용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하는 요리입니다. 혹시 차완무시 페이지에서 연간장을 따로 표기하지 않은 책은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겠죠. 연간장과 진간장을 혼용해 번역하는 책의 레시피로는 요리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습니다.

꼭 연간장을 사용해야 성공하는 달걀요리

급하게 연간장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 진간장에 물을 타 색을 옅게 조정한 후 소금을 추가해 염도를 올려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만, 추천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연간장을 사용함에 있어 주의할 점은 꼭 냉장보관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상온에 보관 시 발효가 계속 진행되어 색이 짙어지기 때문입니다.

③ 타마리 간장 (たまり醤油/타마리 쇼유)

요리수업을 하면서 타마리 간장을 소개할 때, 수강생 분들이 타마리 간장을 알고 계신 분들이 꽤나 계셔서 놀랐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알고 계신 간장은 한식 수업에서 배운 맛간장을 이야기하는 말이더군요. 타마리 간장이 왜 한식 맛간장을 뜻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단 맛이 있는 간장이다 보니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게 아닌가 추측만 해 볼 따름입니다.

일본의 타마리 간장은 맛간장이 아닙니다. 콩을 주원료로 하는 간장을 의미해요. 진간장과 연간장은 밀이 원료에 들어가는 반면, 타마리 간장의 경우 콩을 주원료로 사용합니다. 다른 간장과 달리 밀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시중에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타마리 간장의 경우 밀이 일부 포함되어 있긴 합니다. 타마리 간장은 맛과 색이 진하고 약간의 단맛이 있습니다. 유부초밥이나 일본식 김밥인 후토 마끼 속 재료들을 졸여 내는 데에도 사용하고, 생선 조림의 마지막 단계에 추가해 요리 색을 진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요리에 윤기를 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