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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어떻게~ 하고만 있을 순 없었다

by 안개꽃

2014.06.08 일 (+6)
오 마이 갓. 난 지금 출산 육일만에 좌욕기에 처음 앉았다. 십 분 동안 하는 거라 출산 후 처음으로 노트장을 열었다. 첫 출산일기.
우선 진짜 오 마이 갓!이다. 지금까지로 보아 난 임신과 출산이 젤 쉬웠던 것 같다. 지난 6 일동 안 병원에서 돌아와 지금까지 잠도 잘 못 자고 잘 씻지도 못하고, 멘붕에 연속이었다.


6/2일: 내 예정일은 5월 25일 이였다. 벌써 8일이 지났는데, 의사는 10일까진 유도분만 없이 그냥 기다려도 된단다. 월요일에 그날 전부터 피가 좀 나더니, 월요일 밤 새벽에 양수가 터지기 시작하고 약한 진통이 밀려와 새벽 1시에 병원으로 향했다.
난 이때 까지만 해도 화요일 오전이면 긍정이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새벽 두시부터 유도분만 촉진제를 맞기 시작해, 5시쯤엔 진통을 참을 수 없어 무통분만 마취를 요청했다. 그런데 촉진제 양을 늘려가는데도 자궁문이 1센티밖에 안 열려 계속 기다리게 되었다. 무통주사는 맞자마자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 시작해 정말 좋았다.

10센티까지 열여야 하는 자궁문이 안 열려 장작 15시간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무통주사 덕분에 하반신은 완전 감각이 없고 발가락은 완전 퉁퉁 부었었다. 12시간 만에 4센티로 열리고 그 뒤로 3시간 만에 10센티가 다 열였다. 그 다음부턴 완전히 초 스피드로 푸시가 진행되었다. 언니들에게 들은데로 똥 쌀 때처럼 똥꼬에 힘주라는 말을 기억하고 했더니 30분 안에 서은이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중간에 애기 머리가 나왔다며 나에게 만져보겠냐고 물어보더라^^;; 혹시나 내 손이 깨끗하지 못할까 싶기도 하고 만져보고 뭐고 할 시간에 빨리 꺼내고 싶다는 생각에 싫다고 재빨리 대답했다.


2014.06.10 화 (+8)
눈물이 난다. 내가 이럴 줄이야. 강력 멘탈로 웬만한 일로는 꿈쩍도 안 하는 나인데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성훈이 앞에서 오늘 두 번째로 울었다. 이것이 출산 우울증 이란 건가 보다. 서은이가 정말 예쁜데, 병원에 입원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잠 부족, 피난 젖꼭지, 아래쪽 꼬맨부위 통증, 새벽에 아기 울음까지 겹겹으로 피곤과 통증과 짜증이 겹쳐, 수유하러 애를 안고 쳐다보는데 젖꼭지 통증과 함께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언니가 이수 낳고 조리원에서 돌아와 울면서 나한테 전화하였을 때 좀 더 친절하게 대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갑자기 밀려들었다. 그땐 알지 못했지.. 엄마가 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