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1도 없는 Kpop 팬덤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COO로 근무한지 만3년이 조금 넘었다. 몇몇 지인들이 나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여러 행사에서 스치는 인연으로 알고 있던 퍼블리의 박소령 대표가 창업한 회사를 접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은 책이다. (저자는 10년 동안 회사의 대표로 일했다) 책을 읽는 내내 밑출 칠 내용이 너무 많아서 진도가 나가지 않을 정도이다.
박소령 대표는 1년 6개월동안 회사를 정리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남겼다.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여과없는 기록들이다. 처절한 기록을 마무리하면서 박소령 대표는 비행 조종사로서 땅에 안착했고, 이제 본인에게 잘 맞는 (일, 삶)옷을 고르고 싶다고 책을 마무리한다.
사람이 나이들면서 몸의 체형이 바뀌는 것처럼 나에게 잘 맞는 일(삶)도 바뀔 것이다. 끝나지 않는 고민일 것이다. 저자가 잘 맞는 옷을 다시 찾으시길 응원한다.
밑줄 노트
- 대표의 일이란 고정된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얼마나 바꿀 수 있다.
- 창업자가 대표 역할을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강점과 원하는 바에 따라, 회사에 더 크게 공헌 할 수 있는 다른 역할로 바꿀 수도 있다 .
- 호사와 나 사이에서 더 이상 교집합을 찾지 못할 때는 결별하는 것도 방법이다. - 박소령
- 만화 '하이큐'에는 같은 팀 동료의 무조건적인 신뢰가 가장 무서운 협박이라는 표현이 나옴.
함께 일하는 동료를 소개할때에
- 이 세 명의 공통점은 능력 면에서 내게 없는 강점을 가지고 있어 상호 보완이 가능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에 있다고 생각함. 똑똑하고, 겸손하고,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 이들 덕분에, 내가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은지를 귀납적으로 깨닫게 됨.
리더의 균형과 과함 사이에서
사업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기에 세심하게 균형과 효율을 찾는 것도, 미쳐 보일 정도로 과하게 쏟아붓는 것도, 제3의 방법도 다 좋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좋고, 일하는 방식이 다양할수록 경쟁의 질도 높아진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내가 원하는 방식인가? 나에게 잘 맞는 길인가?'라는 질문이다. 이제는 이질문 앞에서 스스로에게 정직할 수만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 좋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대규모 레이오프(최소한의 인력을 줄이고 남은 팀원의 급여를 일부 삭감)의 교훈
내가 2022년 11월에 내렸어야 했던 의사결정은 다음과 같았음.
- 팀을 절반 혹은 그 이하로 과감하게 줄이고
- 남은 팀원들의 보상은 파격적으로 올리고
-커리리에서 채용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퍼블리 멤버십의 콘텐츠 경쟁력에 투자하며, 나머지는 다 접어야 했음
- 즉 사업의 본진에 소수 인원으로 집중해서 성과를 내고, 성과가 나는 걸 확인한 후 필요하다면 다시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했음
#8 주주 관계의 본질
- 아이젠하워 '어느 전쟁도 계획대로 이긴 적은 없지만, 계획 없이 이긴 전쟁도 없다'
- '그 절반은 이미 자네를 싫어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사령관 노릇을 하면서 즐거운 일은 거의 없을 걸세. 하지만 운이 좋다면 필요한 일을 할 만한 힘을 얻게 될거야. 소년을 죽이게. 그리고 남자로서 다시 태어나야 하네.' _ 왕좌의 게임
#9 끝을 향한 여정
마리사 킹 교수가 쓴 책 '인생을 바꾸는 관계의 힘'에는 '던바의 수'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인간이 공동체 일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친분 관계는 약 150명이다. 이를 던바의 수라고 하는데 이중 10%인 15명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10배인 1500명과는 단순히 안면만 있는 사이가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포인트는 이것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도움을 구하야 할 때 가까운 150명 안쪽의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1500명에 해당하는 사람들, 다르게 말하면 느슨한 네트워크에 속한 사람들이 더 효과적인 해결책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9 끝을 향한 여정
모든 협상에 있이서 이렇게 말하는 연습을 하라.
"이게 잘못되면 내 인생이 끝장날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다'라면 이렇게 말하는 연습을 하라.
" 그게 무슨 대수야!", "누가 상관해?", "그래서 뭐?"
#9 끝을 향한 여정2
마지막으로 두 달 동안 내가 가장 강렬하게 그리고 처절하게 배운 교훈을 딱 하나로 요약하자면, '그 누구도 나만큼 절실하지 않는다면, 즉 일이 잘못되었을 때 내가 가장 박살 날 사람이라면, 그 일은 내가 책임지고 반드시 장악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9 끝을 향한 여정2
밴 호로위츠는 '하드씽'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회사가 잘못 돌아가고 있을 때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론도, 투자자도, 이사회도, 직원들도. 심지어 당신의 어머니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런저런 일을 했더라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와 같은 비생산적인 후회에는 단 1초도 허비하지 말고, 모든 시간을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궁리하는 데 쓰라고 그는 적는다.
#9 끝을 향한 여정2 - 근검절약의 중요성
왜 그렇게 돈 관리가 느슨했는지 돌이켜보면, '스타트업은 속도가 생명이니.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다면 돈을 쓰는게 맞다'라는 분위기에 나도 별생각 없이 편승했기 때문이다. 회사 운영비가 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내 돈이었다면 결코 이렇게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돈으로 시간을 사는 것'과 '느슨하게 돈을 쓰는 것'은 전혀 다르다.
#9 끝을 향한 여정2 - 끝을 잘 낸다는 것
2023년 6월에 결심하고 나서 끝을 내기까지 1년 2개월이나 걸렸다. 그사이에 수많은 실수와 굵직한 실패와 감정적 좌절을 맛보았지만, 그럼에도 나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것이 딱 한 가지가 있다. 도망가지 않았다는 것, 회피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끝까지 내 손으로 직접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이따금 나는 나 자신을 난기류에 휩쓸린 비행기를 모는 조종사 같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심한 난기류에 온몸이 덜덜 떨리더라도 조종간을 꽉 붙잡고서 목적지에 반드시 도착하고 말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또 다졌다. '나는 도착할 수 있다'라는 막연한 믿음보다 '나는 도착하고야 말겠다' 라는 굳은 각오가 나에게 이를 악물고 버티게 하는 연료였다. 드디어 땅에 착륙했던 날의 안도감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에필로그 '나다운 길을 걷기 위해' - 내 몸에 맞는 옷을 고르고 싶다는 작가의 글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