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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의 딜레마

표준교육이냐 개인맞춤형 교육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by 젠젠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220120?lfrom=facebook&fbclid=IwAR1DRmxXgfyrgENxMnQD2x6GJyajXgqZFGWgj9g0Gm0FDrHYRWmtLFqYEKo



미국은 최근 주입식 교육과 문제풀이 단순반복을 통한 수학공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교육에 Common Core 라는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며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Common Core 는 그동안 당연시 여겨지던 수학공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을 탈피하려 한다. 공식이 나오게 된 근본 문제를 먼저 제시하고, 학생들이 그 솔루션을 찾으려 탐구하는 과정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도모하여, 스스로 그 공식의 결론에 도달하도록 함으로써 수학적 사고력 증강을 유도하겠다는 움직임이다.


그런데 이 제대로 된 배움의 과정에는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당연한 것이다. 지름길을 통해 효율적 공부의 극대화를 꾀하던 전근대식 교육의 결과가 공식암기와 문제풀이 반복훈련이었다면, 그와 상반되는 Common Core 과정은 --그것이 제안된 원래의 의도를 제대로 수행하자면-- 1. 근본을 이해하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2. 수학적으로 탐구하는 (이라 쓰고 '헤매는' 이라 읽는다) 과정을 거치고 (참고로 이 헤매는 과정이 배움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핵심과정이다) 3. 결론에 도달해야 하기에 그 곱절의 시간과 노력이 든다. 또한 배경에 대한 이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수학적 proficiency 를 갖추기 위해서는 개념과 공식, 그 배경을 이해했으면, 4. 문제풀이 또한 능숙하게 연습해야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면 수학적 능력을 평가하고 싶은 평가자의 입장에서 생각하자면, 수학은 결국 "문제해결력"에 시험의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시험형태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대입시험으로 부터 top down 되어 내려와 초등교육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학교에서는 Common Core 로 가르치지만, 학생들은 결국 대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식을 외우고 문제풀이를 암기하는 도돌이표 같은 슬픈 이야기. (Common Core 의 의도는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단, 이것을 제대로 실행하려면, 학생들은 더 많은 시간을 각 과목에 투자해야 한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나는 수학적 정리나 그 세부학문의 필요성이 대두된 역사적, 철학적 배경에 대해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왜"라는 open question 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대답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 하지만 때로 제한된 시간에 여러가지 다른 과목의 공부를 하도록 요구받는 학생들은, 그리고 그 학생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학부모들은, 시간제약이라는 factor 때문에 효율적 공부법을 오히려 선생에게 요구할 때가 있고, 수학시간에 이론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나 소크라테스식 대화법 수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가질 지도 모른다. (시간대비 효율을 생각하면 그러한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 "다른 할 것도 많은데..." "수학 전공할 것도 아니고..." )


요즘은 미국 교육계에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결국 학생 개인의 관심과 능력을 동력삼아 맞춤형 배움을 가능하게 하는 Project Based Learning (PBL) 이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방법 역시 아주 고비용, 저효율이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커리큘럼을 제시하며 똑같은 양의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 관심이 있는 학생에 한해 PBL 을 통한 수학이론의 여러가지 역사적, 철학적 배경 또한 알아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


암튼 말은 이렇게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 결국 "모든" 아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교육정책을 내세우는 일은 정말 어려운 문제라 생각한다. 개인적 능력만 된다면 Home Schooling 도 아주 좋은 방법일 거라 생각한다. (요즘은 홈스쿨링도 일주일에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 홈스쿨링하는 친구들과 모여서 공부하는 기회가 있기에 사회성이 결여된다거나 하는 문제도 많이 해결 할 수 있다.)


내 아이에 맞추어 catered 된 교육을 coordinate 하고, 그에 맞는 훌륭한 선생님들을 대거 포섭하여 홈스쿨링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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