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는 훈련과 반복의 요소도 분명히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도 컨셉에 대한 정확한 이해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어진 문서를 읽고, 자료를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수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주어진 내용에 일관성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이는 1.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2. 내가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디스커션이다. 선생님이나 authority 에게 질문하고 그 대답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더 경험이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하며, 그 역시도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내 이해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것, 그런 과정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이 질문할 때 즐겁다. 어린 시절부터 순응을 체화해 오던 아직은 젊은 개인이, 어느 순간 지난 수백년에 걸쳐 다듬어져온 학문의 상아탑 (authority) 에 감히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그 개인의 지적성장을 반증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수업을 할때, "동의하냐?"는 질문을 자주한다. 미래가 기대되는 young spirit 들에게 내 부족한 경험이나마 설득의 과정을 거쳐 이해시키고자 노력하는 시간이 디스커션 시간이다.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으로 받아들여야하는 그 어떠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어떠한 명제도 절대불변으로 증명되기 전까지는 "법칙 (law)" 라는 타이틀을 얻지 못한다. 그나마도 법칙이라 믿었던 명제들이 측정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수정되는 경우도 역사속에 계속 이어져오고 있으니.
내가 동의 하는것부터가 시작이다. 동의가 안되거나 이해가 안되면, 끊임없이 질문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