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과 쓰레기 문제
요즘 생각만해도 몸서리치게 심난해 지는 주제가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환경오염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전세계적 정치양극화 현상이다. (내가 봐도 참, 정말 과거 미스코리아들이 할만한 대답들이군. 하지만 사실이다.) 그 중 환경오염문제가 정말 핵고구마 급으로 나를 답답하게 한다.
물욕이 많지 않은 편이다. 물건을 많이 사지 않는다 (더이상). 하지만 과거부터 끌어안고온 역사가 고스란히 집에 있다. 너무 정신없어서 한번에 맘잡고 버리고 싶지만, 버리는 것은 역시 내 스타일이 아니다. 재활용의 비용과 효용에 대해 익히 들어온터라, 아무리 봐도 매립이든 소각이든 재활용이든, 물건의 주어진 운명이 다하기도 전에 목숨을 앗아간다는 것이 무언가 탐탁찮다.
재활용 이전에 꼭 이루어져야할 것들이 있다. 이름은 조금 촌스럽지만 그 메세지가 유의미한 '아나바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 그 중에서도 다시쓰고 (re-use) 를 늘 생각한다. re-cycle 이전에, re-use 하는게 훨씬더 저비용 고효율이다. 종이를 다시 표백하고 새종이로 만들기 이전에, 병을 다시 세척하고 녹이고 새 병으로 만들기 이전에, 그 모양 그대로 다시 활용도를 찾는 것이다. 근데 이렇게 물건을 다시 쓸 방법을 늘 생각하고 버리질 않으니 집이 너무 지저분해진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 다시 쓸 방법이 없으면 새주인을 찾아주고싶다. 누군가에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물건일지도 모른다. 근데 그 유용하게 쓸 새주인을 찾아서 전달해 주는 것이 또한 일이다.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차라리 버리는 건 순식간인데, 중고물건으로 교환을 하거나 팔때는 나에게 인벤토리 비용 (inventory cost) 이 든다. 사람을 찾을 때까지 물건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집이 지저분하게 유지된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한번에 다 버려야지 하다가도 이만큼의 쓰레기가 우리집에서 이런 속도로 밖으로 배출되면? 곱하기 인구 수, 가구 수, 재활용 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재활용 과정에 발생하는 2차적 환경오염 생각하면? 와.. 답 없다.
중고물건을 애용하는 편이다. 특히 아직 어려 관심이 수시로 바뀌는 딸의 물건을 살때 중고를 자주 이용한다. 아이들 책을 한꺼번에 처분하는 경우가 있으면 종종 싸그리 모시고 온다. 유튜브처럼 새로운 컨텐츠가 수시로 업데이트 되는 매체와 딸의 관심을 놓고 경쟁하려면, 책도 소수의 양서를 두고 반복적으로 읽는 것 보다는, 여러책을 제공해주며 관심가는 책을 만날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이다. (맞는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물건을 사지 않으려 노력한다. 꼭 사야한다면 집에있는 물건을 하나 꼭 처분하는 댓가로 사기로 한다. 하지만 내 눈앞에서 사라지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니 버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그러니 도로 새물건을 사는 것 역시 능사가 아니란 결론이 난다. 함부로 버리기가 어려우니 함부로 사지도 못한다.
세계 각국 정부가 쓰레기 대처 약속을 이행하더라도 2030년 경 플라스틱 쓰레기가 연간 5천 300만 톤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2015년에 선언된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 (unacceptable level)"을 훨씬 넘어선 것이라고 한다. 정말 범국가적이고 전지구적인 구조적 노력이 필요한 때인것 같다.
생각만 하면 진짜 핵고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