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하다
호주에서 나의 온라인 쇼핑몰 "Curvykitten" 을 오픈 한지도 어언 4달이 되어간다. 그 동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지난 네달간 배운 여러가지 비지니의 팁들이나, 세상 상거래의 법칙들은 내가 지난 3년간 회계팀에서 일하면서 배운 사회생활의 지식보다도 많았다. 오늘은 자그마치 머나먼 호주 땅에서, 심지어 회계사로 일하던 내가 온라인 여성의류 쇼핑몰을 열게 된 이유를 잠시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실 내가 회계를 공부하게 된 이유는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함이었다. 학창시절 뼛속 까지 문과였고, 제일 취약했던 과목이 수학이었다. 절대 네버 네버 내가 회계를 전공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항상 정치외교 아니면 심리학을 공부할거라고 떠들고 다녔던 학생이었다. 그러나 수능 이후 현실적 선택의 순간이 오자 나는 가장 뽑는 인원수가 많았던 경영학과에 지원을 하게 되었고, 그 경영학과에서 주관하던 호주 교환 학생으로 선발이 되어, 호주에 첫발을 내딛은 것이 지금 까지 오게 되었으니 가히 인생이란 미묘하다. 그렇게 회계학으로 학위 취득후 회계 관련직에서 일을 하다보니 점점 내가 원하던 일, 자아 성취와는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회사 가 끝난 후 집에 온 뒤 남는 것은 피로 뿐.. 내가 하고 싶은 일 대한 열망은 점점 강해졌다. 나는 언제나 대학교 때 부터 "Fashionista 라는 소리를 꽤 들었으며" (절대 자랑은 아니다), 믹스매치에 강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난한 유학생 신분으로서 절대 비싼 브랜드를 입었던 적은 없었지만, 어울리는 제품들끼리 매치에 강하다는 것은 나의 패션을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던것 같다. 그리고 옷을 매치하고 입었을 때 그 희열!, 나는 비로소 내 자신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호주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의 장점을 꼽자면 칼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회사마다 다를 수도 있는 문제 이지만, 일단 우리 회사의 경우만 본다면, 나의 직속 상사의 경우는 아침 7시정도에 출근해서 4.30 정도에 집에 간다. 또한 동료의 경우는 집이 좀 멀다 보니 9.15분 정도에 출근해 5.40 정도에 귀가한다. 이렇게 서로의 출퇴근 시간에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 이다 보니 원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자신의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또한 직장 생활 하면서 회식은 정말 중요한 날들 만 하고, 그것도 심지어 맥주 한잔 후 약간의 대화 정도이지 2차 3차를 가는 경우는 없다. 즉 이렇게 집에 귀가한 후에는 나를 위한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렇게 나를 위한 시간이 많아지면, 어떻게 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투자를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생각도 많아지게 되면서, 시간을 채우기 위해 더 좋아하는 일들을 하게 되는 여건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 같다.
시드니는 물가가 엄청나게 비싼 도시이다.. 내 기억으로는 세계에서 생활하기 나라 1-5위내에 호주는 항상 랭크 되어있는 것 같다. 즉 호주에서 생활한다는 것은...나 같은 Junior accountant 의 월급으로 집세 내고, 각종 전기세, 핸드폰비, 의료보험비, 식비 등을 지출하고 나면 거의 남는 것이 많이 없다. 그래서 이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side income (부수입) 의 필요가 절실해 지게 된다. 그리고 팁으로..시드니에서 살아가면 경제적으로 계획을 짜는 것에 매우 능숙해진다, 왜냐하면 이 나라는 경제적으로 계획을 잘 세우지 않으면 통장 잔고가 금방 금방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side income에 대한 필요가 더 많아지게 되었고, 그래서 시작 하게 된 이유도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나는 호주에서 나의 온라인 쇼핑몰 CurvyKitten 을 열게 되었다. 아직은 시작 단계 이니 매일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쇼핑몰을 꿈꾸어 본다.
시드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