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미술 교육을 받을 때는 ‘정확함’과 ‘완성도’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습니다. 선을 곧게 긋는 법, 색을 고르게 칠하는 법,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표현 방식이 늘 강조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훈련은 기초를 다지고 기술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정해진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창작의 자유를 조금씩 제한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반면 뉴욕에서 미술을 가르치며 느낀 건, 이곳의 교육은 ‘결과’보다 ‘과정’을 훨씬 더 중시한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이 어떤 이유로 그 색을 골랐는지, 왜 그 모양을 만들었는지가 작품의 완성도보다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됩니다. 심지어 작업이 끝나지 않아도, 거기까지의 시도와 실패에서 배운 점을 높이 사주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개성’에 대한 존중입니다. 한국에서는 비슷한 주제와 기법을 연습하는 경우가 많지만, 뉴욕에서는 같은 주제를 주어도 전혀 다른 재료와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한 학생은 붓 대신 스펀지를 사용하고, 또 다른 학생은 종이가 아닌 캔버스 천 조각에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이 차이는 단순히 교육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예술을 대하는 사회적 태도의 차이로 느껴집니다. 한국에서 배운 치밀함과 뉴욕에서 배운 자유로움이 제 안에서 섞이면서, 저는 이제 학생들에게 기술과 개성을 모두 살릴 수 있는 수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