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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제니퍼 공감각적 리뷰

by 책읽는 헤드헌터



많은 사람들이 내게 추천해주었던 만화.

읽을 기회를 엿보던 차 올해 생일날 둘째형부가 9권들이 세트를 선물해주었다.

신과함께, 라는 만화도 선물해주셔서 엄청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만화책 고르는 센스가, 딱 내스타일.


자 그럼, 한 수 배워볼까나.

언젠가 미생같은 멋진 책을 쓰길 바라는 마음으로, 헤드헌트 업을 다룬 컨텐츠를 하나 꼭 만들어보고싶었는데.






편애하는 밑줄

상대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고 차분히 내 길을 간다. 뭔가 하고 싶다면 일단 너만 생각해. 모두를 만족시키는 선택은 없어. 그 선택에 책임을 지라고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대학원에서 석사받아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들어간 친구가)

내가 뭐라고 나 따위가 감히 비루한 훈수질이냐 (다 자기만의 바둑이 있는 건데 괜한 참견을 한 것 같아 부끄러운 장그래 독백)

생활 때문에...널 미루지 않을게! (하루가 바쁘게 일하는 여성 소미 엄마)

리스크는 '불확실성'.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일. 따라서 관리하고 대비해야 하는 일이고 크라이시스는 '위기'이며 이미 일어난 일. 돌파와 해결의 대상입니다 (30여명의 인턴 중에서 정규직 사원이 되기 위한 관문 입사 PT, 종교분쟁 다발지역과의 무역 아이템을 준비한 팀에게 면접관이 리스크와 크라이시스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보라고하자)

솔직한 게 진실될 거라 생각하는 착각. 변명이나 핑계를 위해 사람은 얼마든지 솔직할 수 있다. 진실과 별개로 (지방대 출신의 타회사 인턴 출신에게 면접관이 우리 회사는 이 학벌로 괜찮을 것 같았냐고 물으면서 우리더러 자네를 받으라는 거냐 말라는거냐 묻자 해저드에 빠져버린 인턴사원)

말이라는 게 글과 달라 그 장소의 공기를 장악하지 않으면 금방 앙상해지잖아요 (페이퍼와 내용이 다 좋은데 돋보이지 않는 장그래를 안타까워하는 오과장)

요석과 폐석을 한눈에 알아보는 것이 안목이다. 판 전체의 상을 볼 줄알면 안목도 깊어진다. 폐석을 살리고 요석을 버리는 사람도 있다. 그를 하수라 부른다.

무엇이 신중이고 소심인가, 무엇이 용기이고 만용인가. 종이 한 장 차이다. 성공하면 신중이고 실패하면 소심이 될 뿐.

말하지 않아도, 행동이 보여지면 그게 말인 거여. 어른 흉내 내지말고 어른답게 행동해라 (장그래 독백)

곤욕스러운 점은 모르는 용어나 외국어가 나오는데 바로 물어볼 수 없어 소리 나는 대로 따라 썼을 때이다. 따라 쓴 글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전혀 알 수 없게 된다.

장그래 독백. 내 경우엔 소리나는대로 따라써도 용케 구글링으고 그것의 원래 단어를 파악해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누구에게나 한가지씩 필살기가 있는 법이니까. 대화내용상 그 단어가 가진 뜻을 캐치하면 된다.

신중이 지나치면 소심이 되는 법, 그게 항시 두렵다. 허나 어디까지가 신중이고 어디까지가 소심인가. 둘은 종이 한장 차이다. 성공하면 신중이 되고 실패하면 소심이 될 뿐이다.

회계는 빨리 배워둬, 경영의 언어니까 (당차고 똑똑한 신입사원 안영이에게 김선주 부장이)

무엇이 용기이고 무엇이 만용인가. 그 둘도 역시 백지 한 장 차이다.

아픈 곳을 당했다. A자리를 먼저 차지하고 싶었기에 아픔이 느껴진다. 하지만 바둑은 둘이 두는 것이고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혼자 좋은 곳을 다 차지하려 들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탐욕은 금물이다. 바둑판 위에서 탐욕은 반칙의 다른 표현이며 실현 불가능한 허욕에 불과하다.

'감'이란 하고자 하는 쪽에서면 그에 맞게. 말자고 하는 쪽에 서면 또 그에 맞는 기능하는 거다.

과장님의 감은 어디에 기능하는가? (감만 믿고 사업을 밀어부치다 갑자기 쎄해졌다는 언제나 충혈된 눈이 안쓰러우면서도 무서운 오과장님을 걱정하며 장그래 독백)

일을 하세요, 퇴근이 목적인 사람처럼 굴지 말고 (오늘 단체로 일찍 퇴근하자는 한석율에게 안영이가)

누구에게나 선이 있다. 상대가 선을 넘으면 나는 분노한다. 상대역시 마찬가지다. 바둑은 선의 게임이다. 361로의 선 말고도 보이지 않는 심리적 저항선이 도처에 깔려 있다. 조훈현은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지 않으며 녜웨이핑의 공격 본능을 다스리고 있다.

위로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신입사원입니다 죄송합니다 (감을 믿고 진행하려던 사업기획이 까인 오과장을 위로하고픈 장그래의 비오는날 독백)

백의 칼 끝이 중앙 흑을 노린다. 조훈현은 적의 등판에 몸을 기대기로 결정한다. 비록 칼을 맞댄 적이지만 몸을 부딪치면 온기가 전해진다. 삶의 탄력이 생겨난다. 바둑에는 "궁할때는 적에게 기대라"는 오래된 교훈이 있다. 생명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이다.

고수는 겁이 많다, 뒤를 알기 때문이다. 하수는 겁이 없다. 뒤를 모르기 때문이다.

명절은 가족이란 이름의 폭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추석때 친척들이 몰려올 시간이 되자 어머니로부터 자유시간을 허락받고 외출하는 장그래의 독백)

폐석은 서글프다. 이미 바둑판의 흥망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는 그래서 생사조차 관심이 없는 불쌍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아주 가끔 폐석 하나가 대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기풍. 바둑을 둘 때 나타나는 각 개인 특유의 방식이나 개성
요석. 형세에 커다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버려서는 안되는 중요한 돌


드라마, 미생 <편애하는 대사>

기억력이 있다는 것은 훌륭한 것이다. 그런데 진정 위대함은 잊는데 있다. 잊을 수 있는 건 이미 상처가 아니다.


잘될때 취해도 문제지만

안될때 취하는 것도 문제다,

취해있지 말아라.


길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다. 길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안다. 다시 길이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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