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하다보면 원고 청탁은 물론, 신기한 연락을 받기도 한다.
자신의 일기를 통해 타인과 교감하는 'A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본인들 인스타 계정으로 내 일기를 보내줄 수 있냐는 부탁에서부터, 원고 청탁은 물론, 연애컨설팅까지 다양한 것들을 요청받는다.
대부분은 컨셉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거나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판단해서 거절한다.
<연애상담 앱>의 개발자가 요청한 '연애상담 코너에 답변을 써주는 일'도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못하겠다고 답을 드렸다. 연애와 관련된 고민을 토로하는 이들에게 <글>을 통해 조언을 해줘야하는 일인데, 십년째 연애를 안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런 상담을 한다는 데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퍼블리 팀의 제안은 달랐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헤드헌팅>에 대해서 후보자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글로 정리해볼 수 있겠냐고 요청한 것. 내가 십년째 가장 자신있게 하고 있는 일이니까 당연히, 그러마, 했다.
게다가 십지라퍼 스타일의 헤드헌터인 나는 옆집 누나, 언니, 오지랖 선배로서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 or <사회초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좀 많았다. 그래서 냉큼, 쓰겠다고 했다.
그렇게, 대답은, 냉큼했지만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게 쉬운일은 아니니까 좀 밍기적 밍기적거렸다.
괜히 그간 써둔 칼럼들 짜깁기도 해보고, 에피소드들도 좀 쥐어짜보고.
그렇게 수정에 수정을 거쳐, 셀프 플필 사진도 찍어 마침내 오늘 오후 5시 내 첫 퍼블리, 글이 발행되었다.
유료라 모두에게 일독을 권할수는 없지만, 소소한 기록을 남겨본다.